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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사이에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의 열기가 잦아드는 가운데, 새로운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후렌치 프라이, 즉 패스트푸드점 감자튀김이다.

'감튀모임' 현장. ⓒ온라인커뮤니티, 맥도날드
'감튀모임' 현장. ⓒ온라인커뮤니티, 맥도날드

그렇다면 특별한 레시피나 이색적인 조합이 등장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최근 유행의 핵심은 맛이나 조리법이 아니라 ‘방식’에 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감자튀김을 산처럼 쌓아두고 함께 나눠 먹는 이른바 ‘감튀 모임’이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25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지역 기반 커뮤니티에는 ‘감튀 모임’ 참가자를 모집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참여 조건은 단순하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익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감자튀김을 대량 주문한 뒤 함께 나눠 먹고, 곧바로 해산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친목 활동이나 사적인 교류는 권장하지 않는다.

이 문화의 시작은 2013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 코믹월드가 열린 날, 게임 이용자 15명이 맥도날드 부산대 2호점에 모여 감자튀김 수십 개를 주문해 한데 모아 먹은 일이 감튀 모임의 시초로 알려졌다.

이후 13년이 흐르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익명 참가자들이 모여 술래잡기 형식의 놀이를 즐기는 ‘경도 모임(경찰과 도둑)’ 문화가 확산됐고, 감튀 모임은 이 문화에서 파생되며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감튀 모임이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낮은 비용과 관계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이 꼽힌다. 감자튀김은 햄버거 세트 메뉴보다 저렴해 경제적 부담이 적고, 더치페이나 간편결제로 손쉽게 정산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감튀 모임은 취업난과 물가 상승으로 경제적 압박을 겪는 MZ세대에게는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모임 이후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감튀모임' 유행에 패스트푸드업체가 마케팅에 나섰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감튀모임' 유행에 패스트푸드업체가 마케팅에 나섰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실제로 모집 공지에는 이러한 ‘느슨한 만남’의 성격이 분명히 드러난다. 한 게시글에는 “감자튀김 모임을 계기로 한 활동이라 하더라도 당근 모임 외 별도의 만남이나 연락은 권장하지 않는다. 각자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같은 흐름에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22일 맥도날드 부산대 2호점에서 2013년 첫 감튀모임을 기념하는 공식 행사를 열었다. 당시 모임의 주인공들이 다시 모여 자리를 빛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과 함께 ‘기분 좋은 순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 6일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역점에서 추첨을 통해 선정된 50명이 참석하는 감튀 모임을 열 예정이다.

롯데리아는 홍대점과 신림점에서 ‘소스 콜키지 프리’ 이벤트를 진행해 감자튀김과 함께 원하는 소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식 SNS에는 “감튀모임은 롯데리아에서”라는 메시지를 게시하며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드러냈다.

노브랜드버거 역시 SNS를 통해 자사 감자튀김을 홍보하고 댓글 이벤트를 진행했다.

제과업체 오리온도 대표 장수 제품 ‘오!감자’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이번 출시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감튀 모임 문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감튀 모임은 단순한 먹거리 유행을 넘어, 느슨하지만 가벼운 연결을 추구하는 MZ세대의 관계 맺기 방식을 상징하는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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