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앱스타인 사건 관련 데이터베이스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 년 전 미성년자를 학대했다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위 주장에 대한 FBI의 조사 기록은 공개 의무 법규에도 불구하고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지난해 여름, 법무부가 제프리 앱스타인 수사 기록에서 발췌한 유명 인사 고발 모음집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고발인의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 고발인은 “앱스타인이 그녀를 트럼프에게 소개했고 트럼프는 이후 자신의 성기에 그녀의 머리를 강제로 눌렀다”며 “그러자 그녀는 이를 꽉 깨물었고 트럼프는 그녀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 겸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번주 법무부가 의원들을 위해 마련한 시설에서 앱스타인 관련 원본 파일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의원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을 고발한 피해자 인터뷰 내용을 담은 FBI 서류가 공개 데이터베이스에서 누락됐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의원은 성명에서 “감독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법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흉악한 범죄로 고발한 이 생존자의 FBI 면담 내용을 불법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미국 대통령의 잠재적인 성폭행 직접 증거를 은폐하는 것은 백악관 은폐 사건에서 가장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멜라니 스탠스버리 감독위원회 소속 하원의원(민주당, 뉴멕시코)도 23일 검열되지 않은 앱스타인 관련 파일 일부를 검토했으며, 트럼프에 대한 고발 관련 제보를 FBI가 추적한 내용이 담긴 문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탠스버리 의원은 허프포스트 인터뷰에서 “FBI가 이 사건을 수사했고 신뢰할 만한 사건으로 판단한 것은 분명하다”며 “FBI가 수사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본지의 답변 요청에 대해 민주당 측에 보낸 소셜미디어 글을 언급하며 “부적절하게 은폐된 내용은 없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게시글에서 “피해자 신원 보호나 개인 식별 정보 편집을 위해 파일을 일시적으로 회수한 경우, 해당 문서는 즉시 온라인에 복원되어 공개된다”며 “중복 문서, 기밀 문서, 진행 중인 연방 수사 관련 문서를 제외한 모든 관련 문서는 제출됐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앱스타인 관련 자료 일부를 은폐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가을 상·하원에서 통과된 '앱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에 위배되는 행위다. 법무부가 대통령 관련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사태로 해석될 수 있다.
독립 기자 로저 솔렌버거의 기존 보도를 바탕으로 한 NPR(미국 공영라디오)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특정 문서가 누락되었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보도에 따르면 요약 파일에 담긴 트럼프 관련 혐의 내용은 2019년 법무부가 앱스타인에 대해 성매매 혐의로 기소할 당시 작성된 FBI 제보 접수 양식과 일치한다.
해당 양식은 공개된 파일 내에 포함되어 있었다. 해당 양식에 따르면 사건은 약 35년 전 뉴저지에서 발생했으며, 피해자는 당시 13~14세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고소인의 신상 정보는 2019년 사망한 성매매 조직 운영자이자 금융가인 앱스타인의 유산 상속인들을 상대로 제기된 민사 소송에 참여한 해당 주 출신의 익명 고소인과 일치한다.
해당 소송장에는 “제인 도 4(앱스타인을 성착취 혐의로 고소한 인물)는 앱스타인을 통해 만난 다른 남성들에게 잔혹하고 강제로 구타, 폭행, 강간을 당했다”고 적혀있다. 이어 “저명한 남성 중 한 명이 제인 도 4에게 구강 성교를 강요한 뒤 강제로 얼굴을 때렸다. 이 같은 남성이 그녀를 강제로 강간하며 질과 항문에 삽입했다”는 진술이 등장했다. 마지막으로 “정보와 신념에 따르면, 앱스타인은 다른 남성들에 의한 제인 도 4에 대한 폭행을 인지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를 조장했다”는 진술도 붙어 있다.
민사소송에서 제인 도 4가 앱스타인을 만난 경위에 대한 진술은 FBI가 2019년 앱스타인 피해자의 인터뷰를 요약한 내용과 일치한다. 솔렌버거가 처음 지적했듯이, 인터뷰 요약본의 일련번호는 앱스타인의 공범인 기슬레인 맥스웰 재판의 증인 자료 목록에 등장한다. 목록에는 FBI가 증인을 추가로 세 차례 더 인터뷰한 점과 그 문서를 맥스웰의 변호인단에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있다.
허프포스트가 24일 앱스타인 도서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을 때, 목록에 기재된 해당 일련번호를 가진 문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NPR은 공개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십 건'의 다른 증거 문서가 누락되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의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통과된 파일 공개 의무 법안을 완전히 준수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민주당과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공화당, 켄터키)을 비롯한 소수 공화당 의원들은 법무부가 법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매시 의원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고발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시 의원은 “조사 중인 다른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공화당, 켄터키)은 이를 심각한 혐의라고 인정하면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문서를 오해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로 칸나 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이 앱스타인의 공범이라고 오해한 남성 명단을 공개한 사실을 지적했다.
코머 위원장은 허프포스트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조사할 예정이다”라며 “감독위원회 소속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행보를 보면 그들이 뛰어난 수사관이라고 믿믿을 만한 근거를 많이 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김나영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