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주스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찾는 음료 중 하나는 단연 오렌지 주스다. 단순히 맛이 좋아서 마시기도 하고, 혈당이 낮다고 여겨 선택하기도 하며, 비타민 C를 보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찾는 경우도 많다.
오렌지 주스. ⓒ허프포스트코리아
그러나 2025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C 외 오렌지주스에 함유된 성분이 체중에 따라 신체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해 눈길을 끌었다.
몸무게에 따라 너무 다른 오렌지 주스의 작용
오레지 주스를 마시는 남성과 여성. ⓒ허프포스트코리아
2025년 국제학술지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0~30대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60일간 매일 500mL의 저온 살균 오렌지주스를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섭취 전후 과체중 그룹과 정상체중 그룹에서 나타난 유전자 변화 양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과체중 실험자 그룹에서는 오렌지주스 섭취 후 지방세포 생성과 분해에 관여하는 유전자(GSK3B, GRK6)의 발현이 활성화됐다. 또한 지방세포 발달과 처리에 관여하는 마이크로RNA에도 변화가 관찰됐다. 이는 오렌지주스가 과체중인의 지방 대사 시스템에 비교적 집중적으로 작용하며, 비만 관련 유전자와 백색 지방세포 생성 유전자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정상체중 그룹에서는 비만 관련 유전자보다는 염증을 유발하는 신호 단백질(IL-1B, IL-6)의 활성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같은 오렌지주스를 섭취하더라도 체중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유전자 스위치가 활성화되거나 억제될 수 있으며, 오렌지주스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이러한 변화를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 대상자가 20명에 불과하고, 대조군 음료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오렌지주스의 성분이 세포 수준에서 혈압, 염증, 지방 대사 등에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렌지 주스 무작정 마시면 ‘여기’에 안 좋다?
미소 짓는 입. ⓒ허프포스트코리아
그렇다고 오렌지주스를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당류가 첨가된 제품은 물론, 무가당 오렌지주스라 하더라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치아 건강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게재된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치과대학 자히라 베감 모하메드 라쉬드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산성이 강한 과일 착즙 주스는 치아 법랑질의 경도를 낮추고 표면 거칠기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과일 주스의 pH와 치아 법랑질 변화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pH가 낮을수록 치아 부식이 심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즉, 산도가 강할수록 법랑질 표면을 더 많이 부식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오렌지주스는 시트르산(구연산) 함량이 높아 강한 산성을 띠며, 일반적인 pH 범위는 약 3.5~4.4 수준이다. 이는 콜라 등 탄산음료(pH 약 2.5~3.5)보다는 다소 높지만, 여전히 산성 음료에 속한다.
특히 아침 공복에는 침 분비가 줄어 치아 보호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상태다. 이때 산성 음료인 오렌지주스를 마신 직후 곧바로 양치하면, 산에 의해 약해진 법랑질을 직접 문지르는 셈이 되어 ‘미세 마모’가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다르다!
AI로 생성한 식탁 위 다양한 음식들. ⓒ허프포스트코리아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같은 음식이라도 개인의 신체 상태와 섭취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양과 방법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채소는 일반적으로 건강식으로 분류되지만, 과민성 대장 질환 환자에게는 오히려 소화 불편을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흔히 건강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햄버거도 구성에 따라 영양 균형이 맞춰질 경우 특정 상황에서는 식단 관리에 활용될 수 있다.
오렌지 주스를 포함해 모든 음식의 영양소는 우리 몸과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며, 그 영향은 개인의 체질과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대한 연구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음식의 ‘절대적 좋고 나쁨’이 아니라, ‘나에게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해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