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저명한 정치학자들이 12·3 비상계엄을 저지한 대한민국 국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면서 실제 수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및 구속을 촉구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수요일 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대한민국 국민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인류사의 모범이 될 위대한 나라, 대한민국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기사에 따르면 김의영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를 비롯해 파블로 오냐테 스페인 발렌시아대 교수, 데이비드 패럴 아일랜드 더블린대 교수, 아줄 아구이알 멕시코 과달라하라대 교수 세계 정치학자 4명은 12·3 비상계엄을 저지한 대한민국 국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은 비상계엄과 관련한 시민들의 노력을 ‘빛의 혁명’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정치학회(IPSA) 총회 참석자들은 계엄 저지 과정을 직접 목격한 뒤 추천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헌법적 위기 상황에서 응원봉 등 상징적 요소를 통해 질서정연한 대규모 비폭력 저항을 이끌어내고, 그 힘으로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를 복구한 점을 ‘헌정 위기 극복의 글로벌 모범’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당시 상황의 역사적 배경과 국제적 의의를 담은 영문 설명 자료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공로에 초점을 맞춰 수여되는 성격이 강한 노벨평화상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동안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유엔난민기구(UNHCR),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나 연맹이 후보에 오른 적은 있으나, ‘국민 전체’가 후보로 추천된 사례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2012년 ‘아랍의 봄’ 당시 민주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튀니지 국민 4자 대화기구’의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사례와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 역시 시민 전체가 아닌 특정 단체가 후보에 오른 경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실제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전망이 나온다. 최근 노벨평화상은 전쟁이나 분쟁 등 국제적 파급력이 큰 사안을 중심으로 선정되는 경향이 강하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거론되는 등 글로벌 현안이 부각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런 점에서 국내적 사건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보편적 의미와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벨평화상은 국제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큰 인물에게 돌아가는 경향이 많았다. 독일의 평화운동가 카를 폰 오시츠키는 1935년 나치 독일의 비밀 재무장을 폭로했다가 투옥된 상태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1년도 채 되지 않은 200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15세에 총격을 당한 뒤에도 교육권 보장을 위해 활동한 공로로 17세의 나이에 201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