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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미국 투자사·버크셔)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내려오기 전 마지막 투자처로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를 택했다. 워런 버핏은 80년 넘게 신문을 끼고 살았지만, 한때 신문 산업을 두고 "망했다"고 평가했다. 인생 말년의 뉴욕타임스 투자는 어떤 의미일까.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1년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의 대구텍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1년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의 대구텍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버크셔는 작년 4분기(10월~12월) 보유 주식 현황을 담은 '13F 보고서(Forum 13F)'를 통해 NYT 주식 507만 주(3억5200만 달러·약 5100억 원)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13F 보고서는 버크셔와 같이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대형 투자자가 분기 마다 SEC에 제출하는 포트폴리오 보고서다.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과거 신문 산업에 악평을 던졌던 버핏의 태세 전환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버크셔는 2020년 보유 신문사 31곳을 미국 출판사 리 엔터프라이즈에 전부 매각했다. 일부 대형 매체를 제외한 신문 산업은 "끝났다(toast)"고 평가했다. 

버크셔는, 그러니까 버크셔의 수장인 워런 버핏은 왜 6년 만에 신문에 대한 입장을 바꿨을까. 사람들은 워런 버핏과 '신문'의 깊은 인연을 얘기한다. '80년 인연'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

경제 저널리스트 구와바라 데루야가 지은 <워런 버핏 삶의 원칙>에 따르면, 버핏은 10대 시절부터 신문 배달부로 일하며 50명 넘는 아이들을 동원해 배달을 했다. 중학교 재학 때 버핏의 아버지가 학업 태도를 문제 삼으며 "신문 배달 일을 그만두게 하겠다"고 혼을 낸 적이 있다. 버핏은 바로 생활 태도를 바꿀 정도로 신문 배달을 좋아했다고 한다.

버핏은 초기 사업 자금의 대부분을 신문 배달료에서 조달하기도 했다. 

데루야는 자신의 책에서 "1945년 신문 배달로 이미 2천 달러가 넘는 돈을 모은 버핏은 오마하의 철물점 회사에 투자하고 40에이커 규모의 농지를 1200달러에 구입해서 농장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기자 출신 작가 앤드류 킬패트릭은 <워렌 버핏 평전>에 "1947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16세의 버핏은 주식시장에 관한 한 이미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며 "그때까지 버핏은 약 6천 달러를 벌어들였고 대부분의 수입은 신문배달을 통해 벌었다"고 적었다. 

이후 워런 버핏은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 입학해 교내 신문사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1948년 11월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신문 표지에 실린 청년 버핏. ⓒ펜실베이니아대학교
1948년 11월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신문 표지에 실린 청년 버핏.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어릴 때부터 신문과 붙어 살았던 버핏은 자신을 '신문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1929년 이후에 나온 신문들을 모두 읽었다"며 "신문은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주고,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돕는 매체였다"고 고백했다(<워런 버핏 삶의 원칙>, 구와바라 데루야).

버핏의 '신문광' 체질이 유전이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대목도 있다.

킬패트릭은 버핏의 어머니가 당시 네브래스카주에서 아버지가 소유하고 있던 주간신문 <커밍 컨트리 데모크래트>의 기자였다고 밝혔다. 버핏의 할아버지 존 스탈은 1905년에 위 신문사를 인수했으며 가족은 신문사 건물 꼭대기 층에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 하워드 버핏은 네브래스카 대학에서 <데일리 내브래스컨>을 편집했다.

버핏호 버크셔의 마지막 결단에는 이러한 버핏의 개인적인 애착에 더해 대형 신문사의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2020년 약 30개의 신문사를 매각하면서도 '전국적으로 명성(national brand)'이 있는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NYT는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4억3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워런 버핏은 "단 하나의 간행물만 읽어야 한다면 뉴욕타임스를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디지털화에 성공한 언론사 중에서도 왜 '뉴욕타임스'를 선택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버핏호 버크셔는 지난해 4분기에, 보유하던 애플 주식의 4%에 해당하는 1030만주를 매각했다. 작년 12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약 4조 원(28억 달러)를 정리한 것이다. 

버크셔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 5080만 주를 처분했고, 마찬가지로 약 4조 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아마존 주식도 보유하던 물량의 77%인 770만 주를 매각했다. 작년 12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1억8천만 달러(약 2600억 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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