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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 LF가 최근 몇 년간 자기주식(자사주)을 지속해서 매입하면서 자사주 보유 비율을 높이고 있어 처리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LF 오너인 구본걸 회장이 결국 자사주 소각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보유하거나(보유) △자금 확보 목적으로 매각하거나(매각)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을 위해 소각하는 쪽(소각)으로 활용한다. 

LF의 경우 오너인 구본걸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탄탄하고 보유 현금 등 유동성이 여유로운 편이다. 또한 현재 LF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이 눈앞에 닥친 것도 소각 가능성을 높이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구본걸 LF 회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구본걸 LF 회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는 자기주식 25만3678주를 이달 6일부터 5월4일까지 취득하겠다고 공시했다. 취득 목적으로는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들었다. 

이번 자사주 취득이 완료되면 자사주 보유 비율은 8.80%에서 9.67%(282만8064주)로 높아진다. 

LF는 2020년 처음으로 자사주를 취득한 이후 2024년 3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2년 동안 집중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2023년 말 2.67%에 그치던 자사주 비율은 8.80%까지 높아졌다. 

문제는 LF가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면서도 이 자사주에 대한 처리계획을 한 번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순히 매입하는 것만으로는 주주환원책으로서 한계가 있어, 소각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F 관계자는 향후 소각 등 처리계획에 대해 묻는 허프포스트의 질문에 “현재 자기주식과 관련해 공시된 사항 외에 확정된 내용은 없으며, 향후 시장 환경과 제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 2024~2025년 자사주 집중 매입

LF는 지난 2020년 3월 자사주 78만 주(2.67%)를 취득했다. 이는 LF 역사상 첫 자사주 취득이었다. 취득 목적으로는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들었다. 

2024년에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후 집중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같은 해 3월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 동안 연 150억 원 범위 내에서 자사주 취득을 통해 주주환원을 실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4번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고 자사주 비율은 6.12%(179만361주)로 올랐다. 

2025년에도 4회에 걸쳐 자사주를 취득했다. 자사주 비율은 8.80%(257만4386주)로 높아졌다. 

2024년 이후 자사주를 집중 취득한 배경을 들여다보면 주주가치 제고라는 드러난 목적과 함께 행동주의 펀드를 견제하고자 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이 기간은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행동을 펼친 시점과 겹친다. 

트러스톤은 2022년 12월 LF 지분 5.04%를 일반투자 목적으로 신규 매입했다. 또 2022년 11월부터 2024년 초까지 LF 경영진과 비공식 대화를 진행하면서 부족한 주주환원을 지적하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트러스톤 쪽은 LF가 2024년 3월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것을 두고 주주활동의 결과라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LF와 트러스톤은 주주총회 등에서 직접적으로 충돌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LF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7.48%로 높은 편이고, 트러스톤이 표 대결 전략보다는 대화와 설득에 무게를 둔 ‘협의형 행동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트러스톤은 한때 지분율을 7.11%(2023년 9월)까지 높였지만 2024년 4분기부터 지분을 매도하며 투자금을 일부 회수했다. 2025년 11월 현재 지분율을 대주주 요건(5%) 미만인 4.85%로 낮췄다. 

◆ 기업가치 저평가 해소 필요성 높아져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크다는 사실 외에도 LF의 자사주 소각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는 저평가된 기업가치와 풍부한 유동성을 들 수 있다. 

주주환원 정책 발표와 연이은 자사주 매입에도 LF의 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월11일 주가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8.50으로 업종PER 18.79에 못미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8에 그친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유력한 수단이다. 자본금 변화 없이 발행 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킴으로써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LF의 단기유동성은 안정적인 편이다. 2025년 9월 말 기준으로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이 4300억 원이 넘고, 유동자산이 1조1325억 원에 달하는 반면 유동부채는 7383억 원에 그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도 2025년 3분기 누적 2067억 원으로 2024년 1577억 원에 견줘 늘어났다. 

기업의 자금 조달에 여유가 있다는 것은 자사주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또한 소각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히 자사주 매각은 즉각적인 주가 하락을 불러오므로 주주들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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