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을 향한 열기가 많이 미지근하다. 전 세계가 하나 되어 각국 선수단을 응원하는 ‘지구촌 축제’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AI로 만든 오륜기 모형 앞에서 박수치고 있는 사람들. ⓒ허프포스트코리아
그 배경으로는 국내에서 JTBC의 독점 중계로 인한 파급력 저하, 그리고 국위선양이나 집단적 애국심에 과도하게 몰입하지 않게 된 사회적 정서 변화 등이 거론된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와 같은 스타 플레이어도 없다.
‘대중 접근성’ 문제도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동계올림픽은 빙상과 설상 스포츠 중심인데 이는 육상이나 축구처럼 평소 대중이 보고 즐기는 스포츠와 거리가 멀다. 낯선 종목도 크게 늘었다. 과거 올림픽에는 이보다 더 낯설고 이색적인 종목들이 많았다.
한 손 역도
현대 올림픽으로 재구성한 한 손 역도 종목 AI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한 손 역도는 오늘날 역도의 전신으로 평가받는 종목으로,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됐다. 선수들은 양손을 번갈아 사용해 한 손으로 역기를 들어 올렸고, 성공 횟수로 승자를 가렸다. 기본적인 경기 방식은 현대 역도와 유사했다.
그러나 기술 측정의 표준화가 어렵고 기록의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양손 역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 손 역도는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결국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을 기점으로 체급 구분과 3회 시도제가 도입된 현대 역도 형식이 자리 잡으며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비둘기 사격
현대 올림픽으로 재구성한 비둘기 사격 종목 AI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비둘기 사격은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에서 단 한 차례 열린 종목이다. 살아 있는 비둘기를 공중에 날려 보내 이를 사격으로 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금메달은 21마리의 비둘기를 명중시킨 벨기에의 레온 데 룬덴에게 돌아갔고, 프랑스의 모리스 포르는 단 한 마리 차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대회 과정에서 약 300마리의 비둘기가 희생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대규모 동물 학살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결국 해당 종목은 파리 올림픽 이후 모든 대회에서 영구적으로 제외됐다.
인명 구조
현대 올림픽으로 재구성한 인명 구조 종목 AI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인명 구조 종목은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수영 부문의 시연 종목으로 처음 등장했다. 선수들은 익사자 역할을 맡은 인물을 구조하며 수영 능력과 구조 기술, 심폐소생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았다.
일부 비공식 기록에서는 “사망 사고로 인해 폐지됐다”는 주장도 있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통계에는 관련 사망 사례가 명시돼 있지 않다. 이후 인명 구조는 올림픽 종목으로 정착하지는 못했지만, 별도의 국제 대회로 발전해 현재는 인공 구조 인형을 활용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푸들 털 깎기
현대 올림픽으로 재구성한 푸들 털 깎기 종목 AI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푸들 털 깎기 역시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열린 이색 종목 중 하나다. 불로뉴 공원에서 128명의 선수가 제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푸들의 털을 깎는 방식으로 경쟁했다.
약 6천 명의 관중이 지켜본 가운데, 프랑스 여성 농부 아브릴 라풀로가 2시간 동안 17마리의 푸들을 손질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평가 기준이 모호하고 스포츠 정신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단발성 행사로 끝나고 말았다.
싱글스틱
현대 올림픽으로 재구성한 싱글스틱 종목 AI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싱글스틱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 펜싱 종목의 일환으로 한 차례 채택됐다. 두 선수가 목검을 들고 마주 서서 오직 상대의 머리만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규칙이었다.
금메달은 11점을 기록한 미국의 앨버트슨 밴 조 포스트가 차지했으며, 은메달은 윌리엄 오코너, 동메달은 윌리엄 그리브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참가자 대부분이 미국 선수로 구성돼 국제적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머리를 타격해 출혈이 발생하면 패배하는 방식이어서 부상 위험과 잔인성이 크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다.
연날리기
현대 올림픽으로 재구성한 연날리기 종목 AI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연날리기 역시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열린 이색 경기였다. 연을 가장 높이 띄우는 ‘높이 날리기’ 부문과 일정 높이에서 가장 오래 유지하는 ‘버티기’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연의 크기와 체급도 구분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세련되고 관능적인 방식’이라는 추상적인 평가 기준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대회 당일 불어닥친 강풍으로 대부분의 연이 날아가 버리며 정상적인 경기 운영조차 어려웠다. 결국 이 종목도 단 한 번의 단발성 종목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