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안락사’를 위해 외국으로 가려던 것으로 의심되는 60대 남성의 출국을 막기 위해 비행기 이륙까지 막았다. 가족의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비행기(왼쪽), AI로 제작한 입원 중인 남성. ⓒ연합뉴스, 허프포스트코리아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30분쯤 60대 남성 A씨의 가족이 “아버지가 안락사를 목적으로 출국하려고 한다”며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당일 낮 12시5분 프랑스 파리행 항공기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당일 오전 10시께 A씨를 만났으나 “몸이 안 좋은데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는 그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오전 11시50분께 A씨 가족이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 형식의 A씨 편지를 발견했다고 알려오면서 파리행 항공기의 이륙을 늦췄다. 이어 A씨와 비슷한 연령대 경찰의 직접 설득 끝에 그는 항공기에서 내리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파리를 거쳐 외국인에게도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스위스로 가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스위스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의 안락사는 불법이다. 다만 의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형태는 허용된다.
A씨가 안락사를 선택한 이유는 폐섬유증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폐섬유증에 걸리면 보통 호흡곤란, 만성건조와 헛기침, 피로, 가슴의 통증을 수반한 답답함, 식욕 상실과 급격한 체중 감소를 보인다.
전문가에 따르면 폐섬유증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은 3~5년이며, 5년 생존율은 30~50% 수준이다.
한국에서 안락사(존엄사)는 현재 불법이며,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 자살 모두 형법상 자살방조나 살인죄로 처벌 대상이다. 불치병 환자들의 고통을 둘러싼 논의가 최근 활발해졌으나, 합법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