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가 미국의 관세위협에도 불구하고 봉쇄조치에 직면한 쿠바에 원유 대신 먹거리를 비롯한 생필품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면서 '인도적 차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쿠바와 우호관계를 지키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멕시코 외교부는 8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멕시코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쿠바 주민을 돕기 위해 식량과 개인 위생용품을 실은 선박 2척을 쿠바로 보냈다"며 "선박들은 오늘 베라크루스 항을 떠났다"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쿠바로 향한 선박 2척에는 우유, 분유, 육류품, 과자, 생선, 식용유 등으로 구성된 814톤 규모의 물자가 실린 것으로 파악된다.
멕시코 외교부는 이번 결정을 두고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상호간 연대적 지원을 이어온 멕시코의 외교적 전통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해외 언론에서는 멕시코가 미국의 쿠바를 향한 무역제재에 맞서 인도적 지원으로 외교적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기반 금융평가플랫폼 트러스트파이낸스는 "멕시코의 인도적 지원 움직임은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으면서 쿠바와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홍콩 금융정보 매체 패스트불은 멕시코 정부가 며칠 전부터 미국과 이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패스트불은 익명을 요구한 한 멕시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거의 격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멕시코는 쿠바 국민을 돕겠다는 정책에 확고한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쿠바 정부의 정책과 관행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 정책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나라에 관세를 매긴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쿠바의 주요 원유 공급국 가운데 하나인 멕시코를 사실상 정조준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멕시코는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PEMEX)와 쿠바 당국 간 계약에 따른 정상적 석유 수출입임을 강조하는 한편 인도적 이유로 쿠바에 물자 지원을 지속할 것임을 내비쳐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올해 1월 말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마찰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석유를 직접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식량이나 다른 자원을 보내는 등 쿠바의 위기를 막을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