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합당 논의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비난을 ‘근거없는 모략’이라 주장하며 합당에 대한 민주당 내부 입장을 빠르게 정리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조국 대표의 입장표명 30분 뒤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0일 열릴 의원총회 직후 빠르게 공식입장을 발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에서 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국혁신당은 지금까지 집권 여당 대표의 공식적 (합당) 제안을 받은 후 당내 민주적 토론과 공적 절차라는 정도를 밟으며 차분하고 질서 있게 합당 논의에 대응해 왔다”며 “그러나 정작 합당을 제안한 민주당은 권력투쟁에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월13일까지 민주당의 공식입장을 결정해 주십시오”라며 “13일까지 공식적, 공개적인 답변이 없으면 조국혁신당은 합당은 없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이 합당에 관한 입장 정리를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연대 △사회권선진국이라는 가치 수용 △정치개혁 실천 △토지공개념이 ‘좌파 사회주의’ 정책으로 폐지돼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언주,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 등 합당 반대론자들의 ‘밀약설’, ‘대권론’ 주장을 직격하며 조국혁신당을 향한 모욕적 비난은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합당 실무 논의를 진행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있지도 않은 일을 주장하는 건 오히려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을 둘러싼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 대표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총선 공천권을 가진 당권과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격렬한 권력투쟁을 벌인 집권 여당이 있었나”라며 “게다가 그 권력투쟁을 이기기 위해 합당 제안을 받은 우당(友黨)인 조국혁신당과 대표인 저에 대해 허위 비방을 퍼붓고 터무니없는‘지분 밀약설’, ‘조국 대권론’을 유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이어 “지금 조국혁신당을 공격하는 사람 중에는 과거 문재인, 이해찬 등 민주진보 진영의 지도자들을 비방하고 모욕한 이들도 있다”며 “존재하지도 않은 밀약을 전제로 추궁하고 공격을 퍼붓는 정치적 이유, 가히 짐작이 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과거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는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처럼 조 대표가 합당 제안이 나온 지 3주 만에 발언 수위를 높여가며 직접 입장을 밝힌 배경에는 민주당 내부에서 합당 반대론이 커지면서 그 근거로 ‘정청래 대표의 연임을 위해 조국과 손을 잡은 것’이라거나 ‘정 대표와 조 대표가 힘을 합쳐 친명(친이재명)을 밀어내고 당 헤게모니를 장악해 친문(친문재인)세력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합당 반대론자인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조 대표께 공개적으로 묻겠다”며 “어떤 야합도 없이, 투명한 절차와 절차적 민주성을 지킬 수 있냐”고 말했다.
조 대표는 밀약설이나 사면복권된 이후 합당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진전돼 왔는지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민주당 일부 정치인과 당원들이 밀약이 있다고 전제한 뒤에 밝히라고 주장하는데 없는 현실을 입증하라고 하는 것”이라며 “사면복권이 되기 전에도 제가 아는 민주당 의원들이 개인적 의견으로 편지를 보내 합당과 선거연대하자 하신적 있지만 공식적으로 당 대표가 합당을 제안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적 자리에서 민주당 개별 정치인이 이런거 하는거 어때, 저런거 하는게 어때 이게 밀약인가”라며 “정 대표와 제가 짧게 만났는데 그때 밀약 있었다, 지분 협의 있었다, 역할 분담 있었다는 등은 모두 허황된 상상”이라고 일축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8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조 대표에게 조속한 입장 발표를 약속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대표께서 설 전에 합당에 관한 민주당 입장을 밝혀 달라고 말씀하신 것을 들었다”며 “정 대표는 의원총회 의견을 수렴하고 당원들 의견을 반영해 의원총회 후 가급적 조속히 합당 추진에 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총회는 오는 10일에 열린다.
조 대표의 최후통첩과 커지는 민주당 내부 갈등을 고려할 때 합당 논의를 두고 ‘전당원 투표’ 실시 여부에 대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결정이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최근 초선, 3선, 중진의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합당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지만 ‘당원들의 의사에 따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만일 정 대표가 합당에 대한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결정한다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전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민주당 초선의원들 절대다수가 지방선거 전 합당에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진데다 3선, 중진의원들 일부도 합당을 둘러싼 당내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대변인은 “여론조사는 당대표가 필요에 따라 수시로 할 수 있는 문제이고 그것이 합당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당헌당규로 규정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당대표가 전적으로 여론조사를 할지 말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나. 우선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폭 넓은 의견을 듣겠다는 뜻”이라며 “그러고 나서 대표가 당원의 의견을 듣는 통로가 있을 것이고 종합해 판단할 것이다. 의원총회에서 합당 여부를 결정한다는 뜻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