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와 하버드대 간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국방부와 하버드대가 250년 동안 이어온 교류 프로그램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인데, 이 결정엔 하버드의 '워크(Woke, 진보적 가치 과잉)'가 문제란 시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현지 시각 7일 X에 하버드대와의 교류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5분 30초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Secretary of War Pete Hegseth/X
8일 미국 국방부(전쟁부)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7일(현지 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5분 30초짜리 영상에서 "2026~2027학년도부터 현역 군인을 대상으로 한 하버드대와 전쟁부 간의 모든 대학원 수준의 전문군사교육(PME), 펠로우십, 인증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정부와 하버드대의 군사 협력이 미국 독립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 당시인 1775년부터 시작됐다"며 "조지 워싱턴 장군이 하버드 야드에서 미국군을 지휘하고 대학 캠퍼스를 군 기지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때부터 한국전쟁까지 거치며 군 복무는 하버드에서 일상적인 것으로 여겨졌다"고도 했다. 하버드대에서 배출된 영예의 훈장 수여자들이 다른 민간 기관 수여자들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처럼 하버드대와 국방부 간의 협력이 유구함에도 불구하고 헤그세스 장관이 교류 프로그램의 전면적 중단을 선언한 데는 하버드대가 '워크'를 양산하는 곳으로 전락했다는 평이 주효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하버드가 워크 이념을 생산하는 공장이 되었다"며 "반미 급진주의자들을 양성하는 곳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가 중요시 여기는 치명성(Lethality)과 억제(Deterrence)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반유대주의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추진했던 '다양성·공정성·포용성'(DEI) 프로그램 근절 등 교내 정책 변경을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요구해왔다. 이때 연방 보조금 지급 동결 등을 무기로 사용했고, 하버드대는 최초로 트럼프 정부에 소송을 제기하며 버텨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와의 협상 합의금을 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인상하며 '대학 길들이기' 공세 수위를 높인 바 있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번 '교류 중단' 선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학 길들이기' 조처로 풀이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하버드대에 대해 "적대 세력과의 협력이 우려된다. 캠퍼스 연구 프로그램은 중국 공산당과 협력해왔다. 대학 지도부는 하마스를 찬양하고, 유대인에 대한 공격을 허용했고, 여전히 대법원판결에 반해 인종 기반 차별을 조장한다"고 지적하며 "하버드에 파견된 장교들이 전투력을 향상시키지 못하는 세계주의적 급진적 이념으로 머리가 가득 차 너무 하버드에 물든 채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에 더해 "우리는 아이비리그 대학 및 기타 민간 대학의 현역 군인을 위한 모든 대학원 프로그램을 평가할 것"이라며 하버드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으로도 교류 중단 조처를 확대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