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장 도입에 대한 입장을 조정했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달 "합의 없이는 한 대도 안 된다"고 엄포를 놓은 것에서 민주노총은 "무조건 반대 아니다"라고 발언의 수위를 한 단계 낮춘 것이다. 민주노총은 '노동영향평가' 등을 도입해 로봇 등이 노동 시장에 미칠 영향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숙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차 아틀라스 생산 공장 투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현대차 아틀라스에 대한 입장을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양 위원장은 "아틀라스는 많은 노동자에게 충격으로 다가왔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AI) 및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이 전개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자리가 빠르게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다만 그는 "민주노총과 현대차 노조는 AI나 기술 발달을 저해할 생각이 아닌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노동 현장의 변화에 대해 노조와의 합의는 상식"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기술 로봇 도입이든, 자동화든 노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고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숙의되고 합의된 조건에서 전개돼야 한다"며 "어떻게 노동의 선순환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함께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 위원장은 신기술 등이 노동 환경에 미칠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노동영향평가' 도입 필요성도 제시하며 "특정 사업 시행 전에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검토하는 환경영향평가처럼, 노동에 미칠 영향도 사전에 들여보자"고 제안했다.
양 위원장은 "노동 정책 하나를 봐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종합 설계되지 않으면 노동자들의 일자리 질이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처럼 걸어다니는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으로 지난달 초 CES 2026에서 공개됐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자동차 공장에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민주노총이 "합의 없이는 한 대도 안된다"던 현대차 노조의 입장보다 조금 후퇴한 태도를 보인 것과 관련해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해당 사건을 두고 발언하는 등 현대차 노조 등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을 의식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틀라스의 노동 현장 도입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기계 파괴 운동 사례에서 할 수 있듯,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며 "결국 그 사회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