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공들여 온 인공지능(AI) 역량 강화 전략이 개발 분야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강조한 가운데 LG그룹은 AI 모델 엑사원(EXAONE)의 활용 범위를 신소재와 신약 개발에서 화장품, 배터리, 반도체소재 개발로 확장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LG
구 회장이 추진하는 ‘혁신’의 대표주자인 AI 활용이 LG그룹 전반의 경쟁력을 확장하는 데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 AI연구원은 최근 신소재 및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AI연구동료(Co-Scientist)의 핵심 기술인 ‘엑사원 디스커버리’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3일 밝혔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AI 기반 신소재·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논문과 특허, 분자 구조, 이미지 등 여러 형태의 데이터(멀티모달)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기존보다 수십 배 빠른 속도로 유망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개발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 AI연구원은 이번 특허 등록으로 신물질 연구개발 프로세스 전체를 지적재산으로 보호함과 동시에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이번 특허는 비정형 문서에서 분자 구조를 추출하고 번호를 부여한 뒤 연구자의 질의에 따라 특정 라벨을 예측하고 실험을 설계해 신물질을 예측하는 일련의 방법론과 시스템 모든 과정을 명시하고 있다. 단순 알고리즘 개선으로는 우회하기 어려운 ‘길목 특허’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LG AI연구원과 특허 사용 계약이 필수적인 것이다.
이를 놓고 LG AI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수식이나 알고리즘에 집중한 다른 AI 특허들과 다르게 이 특허는 데이터 분석부터 실험 설계와 신물질 예측까지 전체 과정을 보호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이에 경쟁사가 유사한 성능의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엑사원 디스커버리의 핵심 차별 기술력인 속도와 편의성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허 등록은 구광모 회장가 강조한 ‘기존 성공 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의 실천 사례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은 2026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서는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며 “혁신을 위해서는 생각과 행동이 변해야 하며 ‘선택과 집중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LG는 구 회장이 강조한 혁신을 확장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엑사원 디스커버리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LG는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화장품 소재, 배터리 소재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현재는 대표적으로 구조 설계, 실험실 합성, 물성 시험을 반복하는 과정이 필수인 화장품 소재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해 4천만 건 이상의 물질을 대상으로 합성한 결과물이 화장품에 필요한 물성을 갖췄는지, 합성이 용이한지, 유해 물질이 생성되지 않는지까지 기존 22개월이 소요되던 검토 과정을 하루 만에 완료했다. 계열사 LG생활건강은 이를 활용해 신물질 기반 화장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LG는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향후 배터리, 반도체, 신약 등에서 산업의 판도를 바꿀 신물질을 찾아내는 역할로 적극적으로 키운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른바 ‘화학 에이전틱 AI’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유경재 LG AI연구원 IP리더는 “AI 모델의 성능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너가 잊힐 수 있지만 핵심 프로세스를 선점하는 것은 기술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LG는 앞으로도 국가대표 AI를 만드는 기업, 글로벌 AI 경쟁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기업으로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