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월 안으로 발표할 당의 새 강령에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반공산주의'(반공)을 담으려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장 대표가 외연 확장이라는 ‘공격’은커녕 흔들리는 지지층을 붙잡을 ‘이념’이 절실하다는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조만간 ‘반공산주의’, ‘산업화’, ‘건국’을 담은 새로운 당 강령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후로 강령 개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금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2일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오는 설쯤 당명·당헌·당규 등을 바꿀 것”이라며 “당명을 바꾸면서 앞으로 어떤 당이 될 것인지 당원에게 선명한 메시지가 담긴 당헌과 당규도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공 이데올로기 강화와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산물인 자유민주주의, 산업화 등을 더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공’과 ‘산업화’는 보수진영이 우리나라의 발전에 기여한 부분을 압축한 표상이다. 민주당이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주장에 맞대응하는 성격도 띤다. 보수 세력이 대한민국을 공산화 위험에서 구출하고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승만 정부나 박정희 정부 시절 국시였던 ‘반공’을 당의 강령에 앞세운다는 게 2026년의 현재와 맞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과의 체제 경쟁은 이미 끝났다는 것은 보수 진용도 부인하지 못한다. 사회주의 국가로 꼽히는 중국, 베트남도 경제를 자본주의에 기반해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는 사회주의 노선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세계 정치무대에서 이들 국가는 권위주의 국가로 부를 뿐, 공산주의 국가로 부르지 않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대한민국 국민 중에 북한이 과거 6.25처럼 남침을 감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라며 “아니면 북한 공작원이 와서 북한이 더 나은 사회라고 설파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믿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지금 북한의 위협이라는 건 북핵을 통해서 지금 제한적 위협으로 바뀐 지 오래”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왜 ‘갑자기’을 반공을 강조하려 하는 것일까. 일단 장 대표가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는 강성 보수진영이나 극우 유튜버의 세계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을 옹호하는 ‘윤어게인’ 색채의 정치유튜브는 민주당 집권을 반대하는 핵심 이유로 공산화를 언급한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친중’이라며 비판하고 대한민국의 공산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한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까지 ‘외연 확장’을 할 것이라 공언했지만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선거연대에 선을 긋는 상황에서 핵심 지지층을 묶어둬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우클릭’하면서 중도 보수 진영의 이념적 무기를 빼앗기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친산업(인공지능), 친기업(반도체, 마스가 등), 친시장(코스피 5천), 친원전 행보 등으로 보수진영은 자신의 ‘이념적 진지’를 하나둘씩 내주고 있다. 이러다 우파를 이념적으로 묶어세울 기반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보수원로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이날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중도에 제일 표가 많은 한동훈 전 대표를 저런 식으로 몰아내놓고 중도 확장한다고 하면은 되겠나, 그렇다면 (강령 개정) 의도는 뻔한 것 아닌가”라며 “윤어게인 세력을 집중적으로 공천하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