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가격이 올해 1월 중순까지 미친 듯이 오르다가 주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화완화 선호 성향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면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은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합성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하지만 은 가격이 이대로 랠리를 멈추고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은은 단순히 안전자산을 넘어서 인공지능과 우주산업의 핵심 소재로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앞으로 은값이 상승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글로벌 경제데이터 플랫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은값은 최근 2년 새 517% 뛴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같은 기간 가격이 폭등해 시장의 주목을 받은 금(270%)이나 엔비디아 주식(313%)보다 높은 수준이다.
은값은 2024년 1월29일 온스 당 22.62달러에서 2026년 1월26일 온스당 117.1달러로 올랐다. 같은 기간 금은 온스 당 2038.6달러에서 5520.8달러로, 엔비디아 주식은 61달러에서 191달러로 상승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예상보다 덜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인물인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연준의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옴에 따라 30일(현지시각) 금과 은값은 상승 랠리를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에서는 은의 경우 금과 다르게 앞으로 가격 상승세를 다시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은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를 가장 손실 없이 옮기는 금속이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은은 많은 미래 산업 공정에 꼭 필요하다"며 "은값이 급등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이렇게 말한 것은 은값이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자신의 인공지능(xAI)과 우주사업(스페이스X), 전기차(테슬라) 사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은은 에너지를 가장 손실 없이 옮기는 금속으로 인공지능, 전기차, 우주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은은 AI 데이터센터의 발열을 잡고 우주용 전력 및 냉각 시스템에서 필수소재로 거론되고 있다.
비영리 국제산업단체 실버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앞으로 5년 간 태양광, 전기차, 충전인프라,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서 은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산업용 은 수요는 2030년까지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티그룹은 최근(2025년 12월27일) 보고서에서 "은이 '제곱된 금' 또는 '스테로이드를 맞은 금'처럼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 3개월 은 가격이 온스당 150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짚었다.
은 수요의 급등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공급 절벽'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귀금속 전문 리서치업체 메탈 포커스는 2021년 이후 5년 연속 은 공급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짚었다. 채굴되는 은의 70% 이상이 구리와 납, 아연, 금을 생산할 때 부산물로 나오기 때문에 은 가격이 올라도 광산에서 즉각적으로 증산하기 어려운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런던 금시장 연합회(LBMA) 창고에 있는 은 재고 가운데 상당 부분이 실물 ETF나 투자용으로 묶여 있어 산업용 실물 은의 공급은 앞으로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이 올해 은 수출 제한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장은 은 공급 절벽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은이 단순한 귀금속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쌀'로 등극하게 될 날이 멀지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