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역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공담을 담은 신간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2천조 원까지 바라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내놨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535조8천억 원 수준이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고객사에 적합한 반도체를 제공하는 ‘솔루션’ 회사로 거듭나 큰 꿈을 실현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26일 출판사 ‘플랫폼9와3/4’이 출간한 ‘슈퍼모멘텀’은 SK그룹에 편입된 뒤 현재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의 말미에는 ‘최태원 노트 : 우리는 길목에 서 있었다’라는 꼭지에 최 회장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HBM 기술을 향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AI를 빼고 HBM을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데 AI 산업이 성장하고 전개되는 방향 앞에 자리를 잡고 서 있었던 자가 성공한 이야기고 그것이 곧 지금 SK하이닉스의 이야기”라며 “지금까지 AI 반도체가 만든 임팩트는 서곡에 불과하다”고 바라봤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글로벌 중앙 무대로 진출시켜 진짜 회사를 바꿨다는 얘기를 듣고 싶은데 AI 붐이 기폭제가 돼 드디어 꿈을 이룰 기회가 왔다”며 “차별화한 시장에서 도전할 때가 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등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지금의 SK하이닉스를 존재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경쟁 환경에서 독하게 무장된 회사였다”며 “인수를 통해 이런 치열한 문화가 SK에도 전파되도록 그룹 전체에 장려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HBM은 1등을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성과를 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반드시 1등 기술 하나를 만들겠다’는 열망이 SK하이닉스라는 조직전체에 퍼져 있었다”고 짚었다.
최 회장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 아젠다를 공유하고 협력해 HBM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되돌아보며 SK하이닉스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2002년 마이크론에 매각됐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본다”며 “한국 반도체 시장은 지금쯤 벼랑에서 떨어진 상태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바라봤다.
최 회장은 “AI 시장 맨 위에는 애플리케이션이 있고 그걸 만들 수 있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 빅테크들이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으며 그 밑에는 LLM을 돌리기 위한 AI 데이터센터라는 인프라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자와 진입하지 못하는 자가 극명하게 갈린다”며 “(SK하이닉스가 없었다면) 각국 정부와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투자를 이야기할 때 한국은 배제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최 회장은 제조사를 넘어 AI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해 시가총액 2천조 원까지 바라보겠다는 목표까지 보고 있다.
최 회장은 “2025년 6월24일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이 200조 원을 넘었을 때 ‘이제야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50조 원 가까이 되는데 시가총액 200조 원이면 4배 정도여서 그리 높지 않다”고 자평했다.
그는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아직 ‘커머디티’,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고 있는데 AI 반도체 회사 또는 AI 인프라 회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마켓 갭’의 벽을 깨기는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몇 년 후면 목표를 1천조 원, 2천조 원으로 높여서 잡을 것이고 그런 희망을 가져야 반도체 산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