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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공식 출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를 통해 유엔 중심의 기존 국제질서를 대체하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러시아도 합류할 뜻을 내비치면서 대한민국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평화위원회 세션에서 19개 나라 대표들과 함께 '평화위원회 출범헌장'에 서명했다. 이 기구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의장을 맡으며 가자지구 종전 및 과도기 통치·재건을 위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출범했다. 이를테면 20개 나라가 모여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기구를 새로 출범시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평화위원회를 통해 유엔 중심의 국제질서를 깨뜨리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미국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하길 원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수 있다"며 "유엔은 내가 해결한 모든 전쟁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평화위원회가 향후 단순히 국제 정책을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엔의 기능을 대체하는 활동을 벌일 것임을 공공연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평화위원회 출범 서명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동유럽의 불가리아와 헝가리, 중남미의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이 참여했다. 대부분 미국에 우호적이거나 미국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국가들이다.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인 유럽 주요 나라는 참여를 거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불참의사를 내놨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평화위원회가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고 유엔 체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어 영국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총리는 평화위원회의 영구가입비로 알려진 10억 달러(한화 약 1조4700억 원)를 내는 것은 영국 납세자를 고려할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와 이탈리아는 명시적으로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참여의 뜻을 밝혀 주목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영구가입비를 충당한다는 구체적 방안도 내놨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22일 평화위원회에 10억 달러를 보낼 준비가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상하는 새로운 기구 평화위원회에 10억 달러를 낼 수 있다"며 "이미 미국 행정부 대표들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러시아 자산동결이라는 국제제재를 우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는 상임이사국이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적 고립 상태에 빠져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을 대체하려는 평화위원회에 가입하게 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질 공산이 크다.

러시아라는 강대국까지 참여할 가능성이 확실해진 데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평화위원회 회원국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난처하게 됐다.

한국 외교부의 반응도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 

외교부는 20일 미국으로부터 평화위원회 초청을 받았음을 확인하고 어떤 국가들이 참여할지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이문배 외교부 부대변인은 22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미측의 평화위원회 가입 제안과 관련하여 평화위원회의 평화·안정에 대한 기여 측면 및 우리의 역할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하여 이번 안건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입 쪽에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다는 풀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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