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중단 사태를 두고 국회의원이 지켜야 할 기본인 국회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권한남용’이라 공격하자 국회법에 따른 정당한 조치였다고 반박한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필리버스터 중단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회방송 생중계 갈무리
우원식 국회의장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무제한토론을 진행하기 전 “무제한토론 실시에 앞서 엊그제(9일) 있었던 일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관해 국회의장의 의견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먼저 국회법에는 무제한토론과 관련해 의제 제한을 받는다고 규정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무제한토론에 대해 ‘시간 제한’은 없지만 무제한토론 안건으로 상정된 법안에 대한 내용을 토론해야 한다는 취지다. 의제에 벗어난 발언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이 제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국회법이 정한 무제한토론은 시간의 제한이 없다는 것이고 의제는 국회법의 제한을 받는다”며 “국회법 106조의 2는 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는 토론을, 국회법 102조는 의제와 관계없거나 허가받은 성질과 다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을 때 국회법 145조에 따라 의장은 경고나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도 국회의원이 무제한토론을 하면서 의제와 관련없는 내용을 발언했지만 나경원 의원과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무제한토론을 시작할 때부터 ‘국회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데다 원할한 회의진행을 위한 의장의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 의장은 “속기록에서도 확인되지만 나경원 의원은 무제한토론이 시작되는 16시27분경 가맹사업법에 대해서는 찬성하는데 민주당의 8대 악법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고 했다”며 “작심하고 ‘의제 외 발언’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시작했는데 이를 두고만 볼 수는 없으며 이는 의장에게 국회법 위반 행위를 눈감으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도 무제한 토론 중 의제를 벗어난 경우가 있었던 건 사실이이다. 그런데 과거에는 의장이 의제에 맞는 토론을 요청하면 발언하는 의원이 원만한 의사진행에 협조했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이라며 “시작부터 국회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하고 의장의 요청을 거부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우 의장의 발언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무제한토론 첫 주자로 나선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장님, 마이크 끄시게요?"라고 적힌 팻말을 마이크 앞에 올려둔 채 발언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