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프라가 탄탄한 수도권에 살면 몸 건강은 챙길 수 있지만, 마음 건강을 위해서라면 비수도권에서 사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이 올해 전국 252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1만 명을 조사한 '한국 건강지수'에서 지역별 건강격차가 눈에 띄게 드러났다.
수도권은 정신건강, 비수도권은 신체건강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
경기 과천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 수도권 지역은 걷기와 운동실천 비율을 비롯한 신체활동 지수가 최상위권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 3구 등 수도권에서 신체건강지수가 높게 나타난 배경에는 산업과 고용이 안정되고 의료접근성이 우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 지역의 정신건강 지수는 전국 평균을 하회했다. 우울과 스트레스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는 얘기다. 인구 1천명 당 우울증 치료환자 수도 강남구는 63.3명, 서초구 47.5명으로 전국 평균 21.6명과 비교해 2~3배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혹한 경쟁과 극단적 비교문화, 서로에 대한 혐오감 등이 원인으로 작용해 정신적으로 지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비수도권 중소도시는 반대의 특징을 보였다. 경북 예천군은 정신건강 지수가 98.88점으로 1위였다. 정신건강 지수에서는 전남 곡성(98.50점), 전남 무안(97.88점), 경북 상주(97.85점)가 뒤를 이으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비수도권 중소도시는 신체활동 지수에서는 상위 5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의료 및 생활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느끼는 우울감과 스트레스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질병관리청 지역건강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낄 정도로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계에서는 수도권에는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인프라가 지방에는 신체활력을 지켜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역별 생활조건에 맞는 건강보호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