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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LG화학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LG화학

자체사업 부진이라는 파고와 함께 LG화학이 7년 만에 리더십 교체라는 커다란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LG화학은 연결기준으로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사업을 제외하면 석유화학사업과 첨단소재사업을 자체적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다만 이 두 사업을 놓고 LG화학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은 수준보다 더 열악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공급과잉 및 수익성 악화에 대응한 정부 주도 구조조정 흐름에 서 있다. 첨단소재 사업부문은 회사의 미래로 점찍었던 양극재 등 배터리소재 분야가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벽에 막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8년 11월 LG화학 역대 최초 외부 출신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의 후임 김동춘 사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은 이유다.

◆ 11살 젊어진 LG화학 50대 수장, 첨단소재 ‘한우물’ 역량 절박

LG화학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동춘 사장은 1968년생으로 1957년생인 신학철 전 부회장보다 10년 이상 젊다. 오랜만에 LG화학에 들어선 50대 리더십이기도 하다.

현재 LG화학이 놓인 상황을 보면 낮아진 대표이사의 나이만큼이나 적지 않은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2021년 4조815억 원에 이르렀던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2023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올해까지 매년 1천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LG화학도 여수산업단지 나프타분해시설(NCC)과 관련해 GS칼텍스와 논의하고 있는 사업재편 결과물을 올해 안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3분기 석유화학 사업부문에서 스프레드 개선 및 고정비 절감 덕에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290억 원)에 성공하기도 했다. 다만 구조조정이 필수적일 만큼 악화한 업황을 고려하면 이 부문에서 LG화학이 의미 있는 이익을 창출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사업 분할 이후 힘을 준 양극재 중심 첨단소재 사업부문도 전기차 캐즘을 이겨내지 못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후퇴하고 있다.

LG화학 첨단소재 사업부문 매출은 2023년 7조1천억 원 이후 2년 연속 축소가 유력하다. 영업이익은 2022년 9067억 원 이후 매년 쪼그라들어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 1959억 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다만 LG화학의 돌파구는 여전히 첨단소재 사업부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연결기준 매출 비중이 3%가량인 나머지 생명과학 사업부문 역시 실적 측면에서 큰 기여를 바라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LG화학의 미래가 첨단소재 사업부문에 달린 상황에서 김 사장이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한양대학교에서 공업화학을 전공한 뒤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6년 LG화학에 입사해 경력의 대부분을 첨단소재 사업부문에서 일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2014년 LG화학 정보전자소재·경영전략·신사업개발담당으로 임원에 오른 뒤 고기능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신사업인큐베이션센터장, 반도체소재사업담당, IT소재사업부장 전무,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을 거쳤다.

LG화학은 김 사장이 첨단소재 사업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미래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 김동춘의 첨단소재 돌파구는? 힌트는 신학철의 밑그림과 밸류업에

올해 용퇴한 신학철 부회장은 1947년 락희화학으로 시작한 LG화학의 긴 역사 속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신 부회장은 3M에서 수석부회장을 지내다 2018년 11월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2018년 6월 총수에 오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영입한 외부 최고경영자(CEO)이자 LG화학 역사상 첫 외부 출신 CEO다.

신 부회장은 2021년 LG화학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기도 했다. LG화학은 2021년 연결기준 매출 42조6547억 원, 영업이익 5조255억 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지금까지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신 부회장은 2020년 말 배터리부문(LG에너지솔루션) 분할 이전부터 첨단소재사업에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리고 2021년 7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3대 성장동력 △배터리 소재 △친환경 지속가능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은 지금까지 배터리 이외의 LG화학의 굳건한 미래 청사진으로 자리잡아 왔다.

김동춘 사장은 신 부회장의 비우호적 업황에도 공격적 투자와 함께 확대된 양극재 중심 배터리소재를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핵심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0년 말 4만 톤에서 현재 15만 톤까지 커졌다. 내년부터 연산 6만 톤 규모의 미국 테네시주 공장이 가동되면 전체 규모는 20만 톤 이상으로 늘어난다.

김 사장은 여기에 반도체소재를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중장기 무기로 삼을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김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된지 하루 뒤인 지난달 28일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이행현황을 공시했다.

이번 LG화학의 밸류업 이행현황 공시에서 사업 측면의 핵심은 성장동력을 개편하는 것이다. LG화학은 신 부회장이 그려둔 3대 성장동력에 ‘석유화학 고부가제품(스페셜티) 전환’을 추가하는 ‘4대 성장동력’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는 기존 배터리소재에 국한돼 있던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성장동력을 반도체소재 등으로 확장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LG화학은 비메모리 및 인공지능(AI) 패키징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자체 연구개발(R&D) 및 인오가닉(인수합병·지분투자 등) 성장을 병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LG화학 관계자는 “전자소재, AI용 반도체소재, 모빌리티소재 등 고기능성 신규 소재 수요가 높은 영역을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첨단소재 사업본부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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