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폭락 사태가 있기 얼마 전, SNS에 “Buy the dips!”라고 적었던 에릭 트럼프. ⓒ에릭 트럼프 인스타그램 / 뉴스1
2025년 9월 27일(이하 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 트럼프오가니제이션 총괄부사장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Buy the dips!(하락할 때 매수하세요!)”라는 글을 적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11일 오전, 주요 암호화폐들이 일제히 가파른 미끄럼틀을 탔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적대적 행위’라고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과 관세를 부과하겠다”라며 으름장을 놓은 게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를 예고하자 가상자산 전체 시총 4천억 달러가 증발했다. 한화로는 약 571조 8천억 원에 달하는 돈이다. 전 세계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하루 만에 190억 달러(약 27조 1,605억 원)가 날아가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가 나오는 시간은 하루면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태도를 누그러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중국에 대해서는 걱정 말아라. 모든 게 괜찮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온 뒤, 시장은 곧바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13일, 중국에 대한 트럼프의 우호적인 발언 영향으로 반등한 비트코인. ⓒ뉴스1
이번 급락 사태가 ‘시장 조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완데스크 최고경영자(CEO)인 제이콥 킹은 X 계정에서 “이번 비트코인 폭락은 누군가 시장을 조작했거나 미리 입수한 정보를 이용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킹은 “당시 익명의 비트코인 대형 투자자가 최고점에서 공매도(숏)를 쳤고, 폭락 직전 수백만 달러를 숏포지션에 추가 투입했다. 비트코인이 폭락하자 이 투자자는 비트코인 숏 포지션의 90%를 청산하고, 이더리움 숏 포지션을 완전히 정리했다”라고 전했다.
해당 투자자가 하루 만에 벌어들인 금액을 약 2억 달러(약 2,859억 원)로 추산한 킹은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킹은 “이번 폭락 사태가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라고 거듭 주장하며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한편 13일 오전 10시 45분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5.01% 오른 1억 6,520만 원을 찍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12% 가까이 뛰었고, 바이낸스, 리플, 솔라나, 도지코인, 트론, 카르다노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