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가 있던 아버지를 위해 오디오북을 제작한 박정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판사 대표가 된 배우 박정민이 오디오북을 제작한 이유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시각 장애가 있었던 아버지를 위해서였다.
1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출판사 무제를 운영 중인 박정민이 출연했다. 최근 세 번째 책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를 펴낸 박정민은 “2021년 구상을 시작했다. ‘듣는 소설’이라는 구성으로 시작됐는데, 기존 출판 과정과 달리 오디오북을 먼저 만들어서 시각 장애인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고 한달 후 종이책이 공개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눈에 장애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옛날부터 아버지가 계속 차고 다니니까 바닥에 뭘 놔두면 안 됐다”면서 “아버지를 포함한 눈이 불편한 분들께 먼저 책을 드리고 싶었다”라고 오디오북을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러한 취지를 들은 김금희 작가는 선뜻 동참을 결정했고, 염정아와 최양락 등 총 15명의 동료 연예인들도 재능 기부 형식으로 오디오북 녹음에 동참했다.
오디오북이 먼저 소개되고, 한달 뒤 종이책이 공개된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아버지에게는 오래 전부터 시각 장애가 있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박정민은 아버지의 시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는 시야가 이렇게밖에 안 보이는 장애가 있었다. 그래서 바닥이 안보이니까 바닥에 있는 걸 차고 다니셨는데 그때 처음 알았다. 아버지가 시력이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장애가 있는 거였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출판사를 차리고 첫 책 ‘살리는 일’이 나올 때쯤 박정민의 아버지는 하필 눈을 다치는 사고를 당해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됐다. 그는 “그때 영화 ‘1승’ 촬영 직전이었다. 엄마한테 전화가 계속 오니까 느낌이 이상해서 받았는데,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하더라. (시력을 잃은) 아버지가 속상해하는 걸 보고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눈을 다치는 사고로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된 박정민의 아버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아버지를 위해 오디오북을 만들게 됐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는 “원래 눈에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60년을 살아왔는데, 아버지가 완전히 시력을 잃은 뒤 생각해 보니 ‘아버지가 눈이 잘 안 보인다는 사실에 나 자신을 동정해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장애인의 아들이야’ 같은 아주 못된 동정이 나 자신한테 있었던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이 수치스럽고 꼴 보기 싫었다는 박정민은 “정작 한평생 불편하게 살았던 건 아버지였다. 그때 아버지를 위해서, 우리 가족을 위해서 뭔가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면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버지는 책을 절대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어떻게 하면 책을 선물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오디오북을 떠올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