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을 저지하기 위한 동덕여대 재학생들의 시위가 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교내에서 벌어졌다. 캠퍼스에는 학생들이 내건 대자보, 근조화환이 가득했다. "학생 몰래 추진한 공학 전환 결사반대", "폐교하라", "여자들이 만만하냐"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졸업생들도 "졸업장 찢겠다"라며 반대하고 있다.
동덕여대 설립자 조동식 선생의 흉상. ⓒ뉴스1
학교 앞에 놓인 동덕여대 설립자 조동식 선생의 흉상은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로 달걀, 페인트 등을 뒤집어썼다.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등도 대자보를 학교 건물에 붙이고, SNS에도 올리며 반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학교 본관 앞에는 과잠(학교 점퍼) 등을 벗어두거나 붉은색 락카 스프레이로 학교 바닥이나 벽에 시위 문구를 적었다.
현재 '동덕여대'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재적학생수 8,257명 중 99.9%가 여학생, 0.1%가 남학생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올해 신설된 한국어문화전공 과에 남학생 6명을 입학시켰기 때문. 다른 여대들은 100% 여학생이라고 적혀 있다.
7일 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나왔다는 사실이 전해진 후, 8일 동덕여대 총학생회 측은 입장문을 내고 "동덕여대 공학 전환은 대학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물론, 대학을 구성하는 여성의 지위를 상실케 한다. 여성은 여전히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으며 살아간다.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여대는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 준다"라고 말했다.
시위 이어 나가는 동덕여대 학생들. ⓒ뉴스1
이에 동덕여대 측은 공학 전환에 대해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태도를 밝혔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공학 전환은 학교 발전계획안인 '비전 2040'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라며 "그 이후 발전된 게 하나도 없는 상태"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한편, 교육부는 전국에서 남은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 등 7곳이다. 한양여대를 비롯한 전문대를 포함하면 모두 14곳이다. 앞서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상명대로 바뀌었다.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통합, 대구의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와 통합돼 남녀공학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