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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남구 한 주택에서 시츄 견종 50여 마리가 발견돼 포항시가 구조에 나섰다. ⓒ인스타그램 @chuu_gramm 
포항시 남구 한 주택에서 시츄 견종 50여 마리가 발견돼 포항시가 구조에 나섰다. ⓒ인스타그램 @chuu_gramm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우리나라처럼 유기동물이 많이 발생하는 국가에서 중성화 수술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사례는 드물다. 많이 태어날수록 보호받지 못하는 동물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일부 주에서는 수의사의 소견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가정에서 기르는 개,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했다.포항시 남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시츄 50여 마리가 발견돼 포항시 동물보호센터가 구조했다. 현재 갑자기 늘어난 개체수로 입양·임시보호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한다.

27일 포항시 동물보호팀의 설명을 들어보면, 포항시와 119구조대는 26일 악취가 심하게 난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로 현장을 방문했다가 집안에 방치된 반려견 50마리를 발견했다. 모두 시츄 견종으로 발견된 50마리 중 1마리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49마리 전원을 포항시 동물보호센터로 구조했으나 이동 중 한 마리가 더 폐사하며 총 48마리가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했다. 죽은 두 마리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포항시 동물보호센터는 긴급 구조된 시츄들을 보호소 운동 공간에 수용하고 건강 검진과 중성화 수술, 미용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급하게 미용 봉사에 나섰던 한 반려견 미용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조 직후 시츄들의 심각한 상태를 공개했다.

그는 “오랜 시간 봉사 다니며 역대 최고라 할 만큼 처참하다. 돌덩이들이 매달린 듯 똥오줌이 한 데 엉켜 가위길을 내보니 피와 진물들이 스며 나왔다”고 했다. 함께 공개한 사진을 보면 개들은 장시간 관리하지 않아 심각하게 엉킨 털과 너무 자라나 구부러진 발톱, 피부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포항시 남구 한 주택에서 시츄 견종 50여 마리가 발견돼 포항시가 구조에 나섰다. 사진은 미용 봉사에 나선 반려견 미용사가 공개한 시츄의 모습. ⓒ인스타그램 @puppy__zzang
포항시 남구 한 주택에서 시츄 견종 50여 마리가 발견돼 포항시가 구조에 나섰다. 사진은 미용 봉사에 나선 반려견 미용사가 공개한 시츄의 모습. ⓒ인스타그램 @puppy__zzang

50마리 시츄를 키운 40대 견주는 3년 전 2마리를 입양해 키우기 시작했으나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근친 교배로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견종을 여러 마리 번식시킨 것과 관련해 번식업자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포항시청은 현재 방치에 의한 학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번에 많은 수의 개가 입소한 포항시 동물보호센터는 순차적으로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입양 공고를 내고 있다. 현재 시스템에는 30여 마리의 개들의 입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봉사자들은 보호소에 시츄들이 입소하며 기존에 있던 유기견들의 안락사가 앞당겨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동물보호팀 류성원 팀장은 “현재 견사 이외의 여유 공간에서 개들을 처치하고 보호하고 있다. 48마리 추가 개체는 보호할 여력이 있으니 크게 걱정하시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입양, 임보(임시보호) 문의가 15건 정도 접수되었는데 추후에도 계속 입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포항시는 40대 견주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현재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 한 주택에서 시츄 견종 50여 마리가 발견돼 포항시가 구조에 나섰다. 구조된 시츄의 입양 공고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과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chuu_gramm 갈무리
포항시 남구 한 주택에서 시츄 견종 50여 마리가 발견돼 포항시가 구조에 나섰다. 구조된 시츄의 입양 공고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과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인스타그램 @chuu_gramm 

반려동물의 방치, 애니멀호딩(동물을 물건처럼 수집하는 행위)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학대 행위다. 2018년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반려동물의 사육관리 의무가 마련됐으나 애초 질병, 상해, 죽음 등 물리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만 학대로 인정하고 있어 학대의 예방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우리나라처럼 유기동물이 많이 발생하는 국가에서 중성화 수술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사례는 드물다. 많이 태어날수록 보호받지 못하는 동물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일부 주에서는 수의사의 소견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가정에서 기르는 개,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형주 대표는 중성화 수술 의무화를 당장 시행하기 어려울지라도 지속적인 필요성 홍보, 중성화 시행 시 반려동물 등록비용 감면 등의 혜택을 줘서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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