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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Naassom Azevedo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Naassom Azevedo

걷기 운동이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을 줄인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예컨대 중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하루 7000보를 걷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50~ 7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시아, 호주, 유럽과 북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걸음 수 상위 25%의 사망 위험이 하위 25%보다 40~5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가장 큰 걸음 수는 하루 6000~8000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실험참가자들의 자체 측정이나 짧은 실험기간에 측정한 데이터를 토대로 수년 또는 수십년 후의 건강 상태를 비교한 것이었다. 또 일부 특정 건강 지표와의 상관성을 분석하는 초점을 맞췄을 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만성질환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거의 없었다.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진이 오바마 대통령 시절 시작된 대규모 건강 관찰연구프로그램(AoURP=All of Us Research Program)에 참가한 32만명 중 웨어러블 신체활동 측정기를 이용한 6042명의 4년에 걸친 운동 기록과 건강 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했다. 이들은 관찰 기간 중 최소 6개월 동안 하루 10시간 이상 기기를 착용했다. 대상자들의 연령 중앙값은 56.7세, 체질량지수 중앙값은 28이었다.

하루 걸음 수와 6가지 만성질환 발생률의 관계. 출처=네이처 메디슨
하루 걸음 수와 6가지 만성질환 발생률의 관계. 출처=네이처 메디슨

 

고혈압·당뇨는 8000~9000보서 효과 정체

분석 결과 걸음 수가 많을수록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과 수면 무호흡증, 위식도 역류 질환(GERD), 주요우울장애(MDD), 고혈압, 제2형 당뇨 등의 만성 질병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하루 걸음 수를 1만보로 늘리면 비만 위험이 31% 감소했다.

연구진은 “걸음 수가 증가할수록 대부분의 질병 위험이 감소했다”며 “그러나 고혈압과 제2형 당뇨는 하루 8000~9000보 이상에서는 효과가 정체됐다”고 밝혔다.

8천보 이하일 경우에는 나이가 들면서 위험도 높아졌다. 예컨대 하루 6000보씩 걸을 경우 고혈압 진단 위험이 3년 후 4%, 5년 후 10%, 7년 후 17%로 높아졌다. 고혈압을 제외한 나머지 질환은 점차 낮아졌다.

연구진은 하루 8200보(약 6.4km)가 이들 만성 질환의 위험도를 크게 줄이는 변곡점(스윗 스폿)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8200보는 보통 걸음으로 1시간20분, 빠른 걸음으로 1시간 걷기에 해당하는 걸음 수다. 

또 과체중인 사람이 하루 걸음 수를 6000보에서 1만1000보로 늘린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비만이 될 가능성이 64% 낮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걸음 수와 만성질환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둘 사이의 강력한 통계적 연관성은 걸음 수를 늘리고 강도를 높이면 질병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특히 연구 참가자들이 대부분 웨어러블 측정기를 소유하고 있는 상대적으로 젊고 고학력인 백인 여성들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들은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활동적”이라며 “이들한테서 걸음 수와 질병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이들보다 비활동적인 사람들한테서는 더 강력한 연관성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38/s41591-022-02012-w

Association of step counts over time with the risk of chronic disease in the All of Us Research Program.

Nature Medicine(2022)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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