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성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궁을 적출한다. 하지만 주위에서 자궁 적출 후 성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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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인 나는 진료실에서 의사를 앞에 두고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을 치료하기 위해 자궁 적출을 선택했다. 50대 남자 의사에게 회복 기간과 언제 직장에 복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다. 그러나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는 질문이 몇 가지 있었다.
"자궁 적출 후에 섹스할 때 어떤 느낌일까요?", "성생활이 혹시 안 좋아질까요?, 아님 더 좋아질까요?", "수술 후 오르가즘을 느끼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등의 질문 말이다.
수술 전 3년간 관계를 갖지 않았다.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의 증상으로 한 달 중 3주는 계속 정혈(생리)처럼 피가 나왔고 오르가즘을 느낄 때도 고통스러운 경련이 발생했다. 내 몸은 쾌락이 아니라 고통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만약 이런 고통을 주는 '자궁'을 적출하고 나면 성생활은 더 좋아질까, 나빠질까 궁금했다. 오히려 더 나은 섹스라이프를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2021년 여름 마침내 치료를 위해 자궁을 적출했다. 수술 후 힘들긴 했지만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던 통증이 사라진 걸 발견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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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안내문에 따르면 6주간은 '삽입' 섹스 금지였다. 하지만 섹스토이 사용이나 자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안내가 없었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55,000건의 자궁 절제술이 시행되며,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종 등 암과 관계 없는 질병으로 인한 수술이 가장 많았다. 통계에 따르면 자궁을 가진 다섯 명 중 한 명은 이 수술을 받는다. 그런데도 자궁 적출 후 성생활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
자궁 적출 후 회복 중 큰 거울 앞에서 내 몸을 탐구해 봤다. 그리고 몸을 만지면서 잊고 있던 감각을 되찾기 시작했다. 배 밑의 완만한 곡선을 어루만지고 손가락으로 내 허벅지를 스치며 느낌이 좋은 부위를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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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기 전 먼저 내 몸에 대해 알고 싶었다. 새로운 섹스토이를 사용하며 (자궁이 없어도) 여전히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마침내 새로운 파트너 앞에서 옷을 벗었을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이 넘쳤다.
자궁을 적출하기 이전보다 훨씬 더 몸 상태가 건강하게 느껴졌다. 자궁 때문에 몸이 아프지도 않았고 파트너와의 관계도 짜릿하게 좋았다. 오르가즘이 너무 강렬해서 기절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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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자궁 문제로 인한 고통과 맞서야 했는데 새로운 자유를 얻은 기분이었다. 예전에 섹스토이는 자위용이라고 생각했지만 파트너랑 함께 사용했을 때 즐거움도 두 배로 증가했다. 알고 보니 자궁 적출 후 오히려 섹스를 더 즐기게 된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미셸(36)이라는 여성은 자궁내막증으로 성기능 장애를 경험했다. 자궁을 적출한 후 미셸은 행복한 섹스를 즐기게 됐다고. 미셸에 따르면 그는 수술 2달 후 거의 처음으로 성욕을 느끼며 남편에게 먼저 "하자"라고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제는 오히려 남편보다 내가 더 먼저 원한다." 미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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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절제술 후에 여성이 더 건강한 성생활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로렌 스트리처 박사는 자궁 적출 수술을 받은 1,000명의 여성들을 조사했고 그들은 대부분 그 수술이 자신의 성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경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적출 전 자궁으로 인해 힘든 성관계나 출혈을 경험한 여성이라면 오히려 섹스를 더 즐길 수 있었다. 자궁 없이도 더 좋은 성관계를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에서 자궁이 없으면 '여성으로서'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자궁근종 때문에 자궁 절제술을 받은 트레이시(41)라는 여성은 오히려 자궁이 사라지자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스스로 섹시하다는 자신감을 느꼈다. 자궁근종 때문에 하혈이 너무 심해 항상 지쳐 있었다. 섹스를 미리 계획해서 해야 겨우 가능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언제든 섹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 난다." 트레이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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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가 되기 전에 자궁 절제술을 받은 켄트라 카팔보는 커플 문제를 다루는 전문 상담사다. 그는 "자궁 절제술 후 건강하고 즐거운 성생활을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필수다"라고 말했다. "수술 후 다양한 섹스 포지션을 시도해 보라. 예전에 좋았던 게, 수술 후에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또 윤활액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라. 당신과 당신의 파트너 모두 섹스를 좀 더 즐길 수 있는 꿀팁이다."
자궁 적출 후 내 삶의 모든 면이 더 좋아졌다. 좀 더 빨리 수술을 받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새로운 사람이 된 기분이고 성생활도 예전보다 훨씬 더 즐겁다. 자궁을 적출한 후에는 섹스하기 두려운 마음도 당연히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회복하면 당신도 인생 최고의 섹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