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학교 폭력 근절을 강조하면서도 이와 관련한 정순신 변호사의 인사 논란을 사과하지는 않았다.
지난 27일 윤 대통령은 연세대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는데. 학위수여식장에서 만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특별 지시를 내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이 장관에게 "교육부가 중심이 돼 교육청 등 관련 부처와 잘 협의해 종합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산업현장의 법치를 세우는 것처럼 교육현장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간 질서와 준법정신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일방적이고 지속적이고 집단적인 폭력은 교육현장에서 철저히 근절시켜야 한다"며 학폭 종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2023년 2월 학위수여식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지방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학폭 근절 대책을 조속히 보고하라"고 말하며 학교 폭력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25일 대통령실은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의 임명을 취소한 일과 무관하지 않다. 정 변호사의 아들이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였으며 이와 관련해 지연 소송을 제기한 사실까지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정 변호사 인사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전반적인 학교 폭력 근절에 포커스를 맞추며 인사 책임론에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취임 100일' 윤 대통령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 한동훈·윤희근 "몰랐다"
이러한 '선 긋기'는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사뭇 대치된다. 지난해 8월 17일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맞아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양한 질의에 답했는데. 이중 '새 정부 인사가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평가 요인 1위'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뉴스1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 변호사 아들의 학교 폭력 전력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번 사안처럼 본인이나 가족의 민사나 행정소송 같은 송사 문제는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는 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정 변호사를 추천했던 윤희근 경찰청장도 "(학폭 가해 사실을) 아예 몰랐다. 전혀 몰랐다"고 일축했다.
27일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 임명 취소를 두고 "검증에서 문제가 걸러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도 실책을 명확히 인정하지는 않았다. 대신 "(정 변호사가) 사전질의서에 (학폭 관련 사실을) 정확히 기재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자녀 문제가 있고 그런 소송에 관련돼 있으면 공직에 나서는 것이 옳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번 인사 논란과 관련한 개인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또 학폭 문제가 불거지고 후보자 사퇴 및 인사권자 임명 취소까지 24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