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야 파발(21)과 자하드(23)의 만삭 화보, 아기. ⓒ지야 파발 인스타그램
누군가는 임신과 출산을 당연시한다. 살면서 당연히 하게 될 혹은 해야 할 일로 여기는 거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임신은 여러 가지 편견과 오명을 감수해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 현실의 난관을 극복하고 한 생명이 태어났다. 예정보다 한 달 빨랐지만 다행히 아빠와 아기 모두 건강했다. 오타가 아니다.
인도 케랄라 주에 사는 지야 파발(21)은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나 자랐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를 여성으로 여겼다. 가족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파발은 가족과 불화했다.
"나는 보수적인 무슬림 가정 출신이다. 고전 무용을 배우는 것 따윈 결코 허락받지 못했다. 부모님은 내가 춤추는 걸 막기 위해 머리를 잘라버리실 정도였다." 파발의 말이다.
어느 날 파발은 청소년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다고 BBC 에 전했다. 이후 파발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센터에서 춤을 배웠다. 그는 코지코드 지역의 학생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됐다.
파발의 파트너 자하드(23) 역시 생물학적 성과 후천적 성이 다르다. 자하드는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를 남성이라고 생각한다. 자하드 역시 트랜스젠더임을 밝히자 가족과 소원해졌다. 그는 이름 뒤에 성을 붙이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2020년부터 함께 해온 파발과 자하드. 두 사람은 각자의 생물학적 성전환을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아왔는데. 1년 반이 지나 그들은 호르몬 치료를 멈췄다. 아기를 갖기 위해서였다.
"항상 부모가 되고 싶었다." 파발은 말했다.
다행히 의사는 자하드가 임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난소와 자궁을 없애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깐 쉬어가는 셈이다. 우리는 트랜스 남성과 트랜스 여성이 되기 위한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출산 6개월이 지나면 호르몬 치료를 계속할 것이다." 자하드는 힌두타임스 에 전했다.
2월 1일부터 이들 부부는 아내 파발의 인스타그램에 만삭 화보를 올리며 퀴어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그리고 예정일보다 한 달 빠른 2월 8일 오전(인도 현지시각) 아기가 태어났다. 곁을 지키던 파발의 눈에서 "기쁨의 눈물"이 솟구쳤다.
"제왕절개였고, 아기의 몸무게는 2.920kg이었다. 굉장하다. 아빠와 아기는 괜찮다. 성별은 정하지 않았다. 자하드는 아버지가 될 것이고 나는 이제부터 자랑스러운 어머니가 될 것이다." 파발은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인도 최초의 트랜스젠더 엄마" 파발의 프로필에 적힌 소개 문구다.
파발은 말했다. "물론 트랜스젠더 공동체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고정관념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트랜스젠더 남성이 아기를 낳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자하드에게 출산은 "큰 도전"이었다. "스스로 버렸던 '여성스러움'으로 돌아가는 것이 처음에는 몹시 괴로웠다. 하지만 아기를 갖고 싶다는 파발의 사랑과 희망이 내 마음을 완전히 바꿔놨다." 자하드가 말했다.
자하드는 회계사다. 출산 이후 아내 파발이 아기를 돌볼 것이기 때문에 두 달 뒤에 다시 일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두 사람은 입양을 먼저 고려했다. 하지만 제도가 그들을 거부했다. 공무원들은 되물었다. "보통 커플들도 입양 못 하는 경우가 허다해요. 트랜스젠더 커플은 어떻겠어요?"
인도에는 약 2백만 명의 트랜스젠더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운동가들은 그 이상이 있다고 주장한다. 인도 대법원은 2014년 트랜스젠더도 다른 사람과 동일한 권리를 가진다고 판결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교육과 의료에 접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종종 편견에 직면한다.
트랜스젠더 배우 에스 네하는 파발의 인스타그램에 "트랜스젠더들도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고 지지의 뜻을 전했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