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결산] 12개의 키워드로 돌아본 지난 365일

#신기록 #갓의조 #숙명여고 #마이크로닷

2018-12-26     김현유

분명 다사다난한 한 해였지만, 정작 연말이 되면 올해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떠올리기 어렵다. 올 한 해를 복기하는 마음으로 허프포스트가 2018년 매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를 키워드와 함께 정리했다. 새해가 오기 전 2018년을 되짚어 보자. 

1월 : #다스는_누구겁니까?

ⓒ뉴스1

검찰의 ‘다스 비자금 의혹 전담 수사팀’이 공식 출범했다.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다섯 번째 수사였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불법 상납’ 사실과 2007년 대선 전부터 나왔던 ‘BBK 투자금 강압 환수’, 그리고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댓글부대’ 등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시 수많은 인터넷 기사 댓글들이 ”그래서 다스는 누구겁니까?”라는 문장으로 끝나곤 했다. 이 전 대통령과 관계 없는 기사에서도 그랬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는 ‘#다스는_누구겁니까‘라는 해시태그가 이어졌다. 이는 ‘다스 실소유주 의혹’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논란 전체를 뭉뚱그려 지적한 것이었다.

2월: 영미!!!

ⓒDEAN MOUHTAROPOULOS VIA GETTY IMAGES

가리왕산 파괴 논란·남북 단일팀 강행 추진 논란·추워도 너무 추운 평창의 날씨 그리고 앞서 나온 홍보영상 ‘아라리요 평창’의 퀄리티 등 다양한 우려 속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했다. 다행히 개막식은 어설픈 ‘K팝 대잔치’ 같은 모습이 아니었고, 압도적인 비주얼의 인면조와 사랑스러운 수호랑 콤비는 전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평창올림픽은 16일간의 대장정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성공적으로 끝났다.

‘방과후 활동’에서 시작된 팀 결성 뒷이야기, 그리고 올림픽 출전 과정이 모두 한 편의 영화와 같았기 때문이다. ‘안경 선배’ 김은정 선수가 경기 때마다 외친 ”영미!”는 2월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3월: Me, Too

ⓒ뉴스1

할리우드 내 성추행 문제에 저항하기 위해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한국 ‘Me, Too’ 운동은 서지현 검사가 JTBC ‘뉴스룸’에 출연안태근 전 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서 검사를 응원하는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고,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등 수많은 여성들이 #미투 해시태그를 달고 서 검사에 대한 연대를 표시했다.

이윤택, 고은 시인, 배우 故조민기조재현, 오달수, 최일화, 영화감독 김기덕, 정봉주 전 의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방송인 김생민, 바둑기사 김성룡 등의 이름이 언급됐다. 그야말로 폭로에 폭로가 이어진 3월이었다.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국회 내 성폭행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고, 이화여대 학생들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의 사무실 앞에 항의 쪽지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연초 불거진 ‘미투’는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4월: 평냉은 평화를 싣고

ⓒ뉴스1

북한 최고지도자 중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이날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평화와 번영‘, ‘새로운 역사’ 그리고 ‘평양냉면’에 대해 말했다.

김 위원장의 목소리가 한국 텔레비전을 통해 송출된 적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전 국민이 살아 움직이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멀리서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갔구나”라고 말하는 김 위원장을 보고 1차 신기함을 느꼈고, 반복되는 ‘평양냉면’ 단어에 2차 배고픔을 느꼈다.

평양냉면을 파는 전국 곳곳의 식당에는 평화를 찾아온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평냉과 평화가 한반도를 시원하게 적신 4월이었다.

5월: 밀당의 계절

ⓒJonathan Ernst / Reuters

로켓맨‘이니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댄다’느니 했던 앙금이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16일 북한은 담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리비아 모델’ 등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의 태도가 중국 때문에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점점 불투명해지던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밀당의 고수 같은 행동을 했다. 김 위원장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것이다.

″왜 안 만나줘”라며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폭력적 행동을 보이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북한은 거칠게 밀어낸 미국을 끌어당기며 북미정상회담을 재개할 수 있도록 여지를 줬다. 이 밀당의 고수들은 그렇게 5월 내내 전 세계를 긴장 속에 밀어넣었다.

6월: 파 파란맛!

ⓒ뉴스1

자유한국당은 대구시장, 경북지사 자리만 차지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수도권 3곳(서울 노원병·송파을, 인천 남동갑)과 충청권 3곳(충남 천안갑·천안병, 충북 제천단양), 영남권 4곳(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 경북 김천, 경남 김해을), 호남 2곳(광주 서갑, 전남 영암무안신안) 총 12곳 중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압승했다. 총 226석 중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건 151석으로 과반을 넘었다.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홍준표 한국당 당시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7월: 신기록 또 신기록

ⓒ뉴스1

경고했고, 기상청의 예보는 유독 올 여름 아주 정확했다. ’24년 만에 가장 더운 날′ 기록은 하루가 다르게 경신됐다.

서울의 수은주는 38.3도까지 올라 기상관측 이래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웬만한 더위는 결코 이길 수 없다는 1994년 여름의 기록을 가뿐히 넘기고 매일 신기록이 쏟아져 나오던 7월이었다. 

8월: 외쳐 갓의조

ⓒHan Myung-Gu via Getty Images

합법적 병역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로 발탁한 황의조(감바 오사카) 때문이었다. 성남FC에서의 인연으로 ‘역량이 부족한’ 황의조를 발탁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던 것이다. 축구 전문 BJ 감스트는 ”여론을 신경 안 쓸 거면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일침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득점랭킹 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황의조의 활약으로 남자축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물론이다.

9월: 난방열사와 고소왕

ⓒ뉴스1

경찰 조사를 거부해 왔다. 그러던 9월, 김부선은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경찰에 다시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그 변호사는 바로 고소왕 강용석 변호사였다. 몇 개월 전까지 그 누구도 절대 예측할 수 없었던 조합이었다.

경찰 조사를 받으러 함께 나타났고, 김부선은 ‘정치적 노선‘이 다른 강 변호사를 변호사로 선임한 것에 대해 ”강 변호사는 5년 동안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투쟁가고 같은 진보”라고 설명했다. 김부선은 강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 연구소’ 영상에 출연해 ”이재명이 가끔 그립다”라고 말하는 한편 자신의 침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10월: 숙명여고 쌍둥이

ⓒ뉴스1

물증을 확보했다. 

한 학기에만 44개의 교내대회 상을 수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쌍둥이와 아버지는 ‘학교 학업성적관리 업무 방해‘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사회 여기저기서 ‘수시 비리’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11월: 마닷이 쏘아 올린 큰 논란

ⓒSBS

법적 대응을 예고했으나, 더 많은 피해자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등장하자 이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도 자진 하차했다.

행방은 묘연해졌으나, 연예계 여기저기서 ‘부모 사기 논란’을 불거져 나왔다. 마이크로닷에 이어 래퍼 도끼, 가수 비, 배우 한고은, 차예련 등의 이름이 언급됐다.

한고은과 차예련은 아버지와 연을 끊고 지낸 가정사를 공개해야 했으며, 가수 는 사기를 주장하는 상대방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2월: 사고

ⓒ뉴스1

4일 밤 고양시 백석역 인근의 온수관 파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온수관 파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는 27년 된 낡은 배관이 지목됐다.

출발 5분만에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로전환기의 회로가 뒤바뀐 탓에 고장 신호가 엉뚱하게 감지돼 빚어진 일이었다.

않았다.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 건물은 철거가 예정돼 있던 곳으로, 별다른 비상 탈출 통로가 없고 창문도 막혀 있어 대피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안전 문제만 해결됐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해에 비해 정치적 이슈는 많이 줄어들었으나 사회적인 이슈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오는 2019년에는 보다 행복한 이슈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독자 여러분들 모두 2018년의 나쁜 일은 털어버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