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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왜 맨날 지나?
ⓒ연합뉴스

재보선은 야당의 무덤이다. 적어도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이번 4.29재보선에서도 야당은 어김없이 참패했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늘 이겨왔던 서울 관악과 상대적으로 야권 강세 지역인 경기 성남 중원에서도 졌다. 궤멸 혹은 전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야당의 패배는 민주화 이후 최악이라 할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과 불통 속에서, 그것도 성완종 리스트로 상징되는 메가톤급 악재 속에서 얻은 것이라 한층 충격적이다. 조중동 등의 비대언론과 종편 등은 물론이고 진보매체도 다투어 야당(새정련)이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한 이유를 분석하기에 분주하다.

언론들이 분석하는 재보선 야당 패인은 대체로 문재인 체제를 포함한 새정련의 무능, 계파주의, 분열(정동영, 천정배 출마) 등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분명 이같은 분석은 타당한 면이 있다. 그리고 문재인 체제를 포함한 새정련의 무능 등이 선거 패배의 작은 원인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패배의 원인을 새정련에게 환원시키는 분석은 불공정할 뿐더러 위험하기까지하다. 대한민국 선거판이 어떻게 구성돼 있고, 어떤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지를 모르고 저런 분석을 한다면 무지한 것이고, 알면서도 저런 분석을 한다면 음험한 의도가 있거나 비겁한 것이다.

대한민국 선거판을 아래와 같이 간략히 정리해보자.

1. 대한민국 선거지형상(지지자의 수와 충성도, 미디어 환경의 극단적 비대칭성, 여당과 야당이 지닌 힘과 동원할수 있는 자원의 크기의 비대칭성 등) 현재 야권이 질 수 없는 선거란 존재한 적도 없었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전국단위 선거인 총선과 대선에서 현재 야권이 승리한 건 1997년 대선, 2002년 대선, 2004년 총선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 선거들도 선거승리의 필요충분조건(우호적 외부환경, 뛰어난 리더, 상대방을 압도하는 이슈의 선점, 적진의 분열)이 모두 구비됐음에도 신승했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의 경우 외부 환경(외환위기, 남북관계 경색 등)과 대내적 역량(DJ와 노무현이라는 걸출한 후보, 호남 및 충청이라는 확실한 지역적 지지기반, 진보개혁진영의 전폭적 지지 등)이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인제와 김대업이 없었다면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패배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2. 총성 없는 전쟁이라 할 선거에서 구조가 갖는 힘은 압도적이다. 대한민국 정치지형의 상수이자 1당이라 할 새누리당이 거의 모든 선거에서 이기는 건 구조적 우위(유권자 중 다수를 점하는 영남.보수.장노년층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 사실상 미디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조중동과 종편 등으로 상징되는 비대언론의 일방적 응원, 메인스트림의 물적.상징적 지원 등)때문이다. 기실 이런 구조적 우위를 가지고 선거에서 진다는 게 기적이다. 현재 야권이 선거의 절대강자 새누리당을 이기려면 리더와 어젠더와 캠페인에서 새누리당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어렵다. 그리고 설사 야당이 리더와 어젠더와 캠페인 모두에서 새누리를 압도한다해도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어떤가? 새누리당이 왜 늘 선거에서 이기고, 야당은 왜 항상 선거에서 지는지가 이해되는가? 야권의 무능과 무책임성과 분열 양상을 변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그게 야권이 선거에서 패하는 주된 원인은 아니다. 야권이 새누리당과 대등한 승부를 하기 위해서는 진보개혁성향의 유권자들을 최대한 동원하고, 부동층을 대거 견인하는 길밖에 없다. 더구나 통계청이 낸 2017년 세대별 유권자 추정치를 보면 2030세대는 1,429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4.7%에 불과한 반면, 5060대 세대는 1,858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45.1%에 달한다.(과연 보수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인가?) 2030세대를 최대한 결집시키는 건 물론이고 50대까지 대거 견인하지 않는 한 다음 총선이나 대선도 야권이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만약 야당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건 진정 놀라운 일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새정련이 난세에 필요한 리더쉽을 갖춘 리더를 정점으로 규율 있는 정당으로 변신하고, 그 당에 실력있고 공익에 밝은 인재들이 대거 영입돼 당을 혁신해야 하며, 끝으로 한국사회를 뒤흔들 메가이슈를 발굴하고 선점해야 한다. 무엇 하나 쉽지 않지만, 다 해 내지 못하면 야당은 불임정당신세로 완전히 전락할 것이다. 그건 새누리당,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도 불행이다.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늘 선거에서 이기는 새누리당이 북한과 영남에 기대지 않는 건강한 보수정당으로 변신할 이유가 없으며, 그런 새누리당이 만년여당인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발전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 미디어오늘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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