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한 산불(왼), 29일 경북 의성 산불 최초 발화지점에 산림당국의 출입 통제 라인이 설치된 모습(오). ⓒ뉴스1
26명의 사망자를 낸 경북 산불 수사가 본격화됐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과학수사계 소속 경찰관 7명은 29일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 있는 한 묘지를 찾아 2시간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봉분 주변에서 라이터 1개를 수거하고, 봉분에서 라이터가 버려진 곳까지의 길이를 측량했다. 또한 훼손된 묘지 주변을 촬영하고 경찰 통제선을 설치하는 등 합동 감식을 위한 기초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 등과 합동 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거된 라이터는 50대 성묘객 A씨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24분쯤 조상의 묘를 찾아 묘지 정리를 하다가 나뭇가지 등을 태워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29일 경북 의성 산불 최초 발화지점에 산림당국의 출입 통제 라인이 설치된 모습. ⓒ뉴스1
경찰은 이날 괴산리 이장을 만나 최초 발화 당시 성묘객 A씨를 마주친 상황에 대한 진술도 들었다. 이장에 따르면 당시 오전 11시 28분쯤 의성군 산림과에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 확인을 위해 연기가 나는 쪽으로 올라가다 중년 남성 등이 황급히 내려온 모습을 목격했다.
경찰은 전날 의성군으로부터 사건을 이송받아 A씨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오는 31일 소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A씨의 딸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목격자 진술 등 기초 사실관계 조사도 마쳤다.
한편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시 등 도내 4개 시·군으로 확산해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주고 149시간 만인 28일 진화됐다. 이번 산불의 희생자는 진화 작전 수행 중 헬기 추락으로 숨진 고(故) 박현우 기장을 포함해 총 26명으로 집계됐다. 추산된 피해 면적은 서울 면적(6만㏊)의 75%에 해당하는 4만5157㏊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