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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핫플’로 손꼽히는 문구점 포인트오브뷰에는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영감 폭발하는 도구들이 가득하다(사진)

오픈런 필수

연말이면 다이어리 장만에 들어간다. 1월이 지나면 손도 대지 않을 것이 뻔하지만, 새해를 기다리며 근사한 다이어리를 장만하고 싶은 욕심은 모두가 지니고 있을 테다. 유명 카페의 다이어리는 스탬프를 끝까지 모을 끈기가 없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사자니 멋이 살지 않아 고민이다. 대형 문구점에 들어가 ‘2023 다이어리’ 코너를 둘러보니 세상 화려한 디자인의 다이어리들이 눈길을 끈다. 다이어리 두, 세 권을 집어 들고 고민을 하다가 이내 내려놓는다.

‘대체 뭘 사야하지?’

다이어리 마련으로 새해부터는 아날로그형 인간이 되겠노라 다짐했지만,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무엇을 사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바야흐로 큐레이션의 시대라는데 내 마음에 쏙 드는 문구 브랜드 찾기가 이리도 힘들 줄이야.

포인트오브뷰에서 직접 제작한 다이어리. ⓒ포인트오브뷰 홈페이지
포인트오브뷰에서 직접 제작한 다이어리. ⓒ포인트오브뷰 홈페이지

그러다가 우연히 문구 브랜드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를 알게 됐다. 포인트오브뷰는 창작자의 관점을 통해 바라본 다양한 도구들을 판매 중이다. 연필이나 펜 등을 단순한 ‘문구’가 아닌, 자신이 지닌 지식과 이야기를 가공하는 ‘도구’로 바라본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포인트오브뷰에서는 작은 클립 하나조차도 이야기가 된다. 빈티지한 종이와 영롱한 빛을 뽐내는 문진, 형형색색의 오브제까지 쉽사리 만나볼 수 없던 창작의 도구들이 넘쳐난다.

 

문구 덕후들의 놀이터, 포인트오브뷰

리뉴얼 이후 새롭게 문을 연 포인트오브뷰 성수점. ⓒ허프포스트코리아

포인트오브뷰 김재원 대표는 2014년 성수에서 카페 ‘자그마치’를 론칭한 이후 ‘오르에르’와 ‘오드 투 스윗’까지 확장했다. 김 대표는 성수에 먹고 마시는 것 외에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랜 꿈이었던 '문구점 사장님'을 이루기 위해 카페 오르에르 2층 한 쪽에 작게 포인트오브뷰 매장을 열었다.

포인트오브뷰 입구. ⓒ허프포스트코리아

간판도 없이 시작한 포인트오브뷰는 문구 덕후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지난해 2월 더현대 서울에 두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올겨울, 3층 규모로 포인트오브뷰 성수점을 리뉴얼하여 오픈했다. 1층부터 3층까지 창작을 시작하고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는 포인트오브뷰의 새로운 공간을 함께 살펴보자.

 

1층: 영감을 채워줄 도구들

영감을 채워줄 도구가 가득한 포인트오브뷰 1층. ⓒ허프포스트코리아
영감을 채워줄 도구가 가득한 포인트오브뷰 1층. ⓒ허프포스트코리아
매장에서 실제로 판매 중인 연필. ⓒ허프포스트코리아

포인트오브뷰 1층에는 창작에 필요한 도구들이 가득하다. 문구 덕후라면 눈을 뗄 수 없는 연필과 펜, 메모지, 노트, 스탬프 그리고 엽서까지.

1층에 마련된 아트북과 서적 판매 공간. ⓒ허프포스트코리아

특히 눈길을 끈 것은 1층 안쪽에 숨겨진 공간이다. 창작자들을 위한 아트북과 서적 등이 마련되어 있어 잠시 멈춰 서서 부족했던 영감을 채울 수 있다. 포인트오브뷰는 해당 공간에 대해 “영감이 꼭 예술가들에게만 필요한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매일을 다르게 느끼며 삶을 다채로이 채색하기 위해 우리에게 언제나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층: 생각의 환기를 부르는 질문들

각종 오브제가 가득한 포인트오브뷰 2층. ⓒ허프포스트코리아
각종 오브제가 가득한 포인트오브뷰 2층. ⓒ허프포스트코리아
포인트오브뷰에서 판매 중인 오브제들. ⓒ포인트오브뷰 인스타그램

계단을 올라 2층으로 향하면 다른 문구점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던 각종 오브제가 가득하다. 오브제는 겉으로 보기에 용도를 쉽게 알 수 없지만, 따분한 일상 속 독특한 모양과 신비로운 색으로 생각의 환기를 가져다준다.

‘5 Keywords, 5 Questions’ 작성 공간. ⓒ허프포스트코리아
소비자가 직접 펜을 들어 답변을 써나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층 입구의 오른쪽 공간,‘5 Keywords, 5 Questions’에는 창작의 장면에서 발견한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할 수 있는 스탠딩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공간에서 답변을 작성하던 소비자 A씨는 “한참을 서서 다른 사람들이 적은 답변들을 재밌게 봤어요. 어느새 저도 5장을 모두 채워 적었네요”라고 답했다.

포인트오브뷰의 상징으로 손꼽히는 사과. ⓒ허프포스트코리아

공간의 왼쪽에는 ‘Still life zone’, 사과 오브제를 응시하고 직접 따라 그려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처럼 포인트오브뷰에는 소비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이를 글자 혹은 그림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3층: 창작의 완성, 그리고 기록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꾸며져있는 3층 공간. ⓒ허프포스트코리아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꾸며져있는 3층 공간. ⓒ허프포스트코리아
트리에 달 수 있는 각종 오너먼트가 가득하다. ⓒ허프포스트코리아
트리에 달 수 있는 각종 오너먼트가 가득하다. ⓒ허프포스트코리아

포인트오브뷰 3층은 창작의 과정을 마무리 짓고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트리와 함께 정면에 위치한 테이블에는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각종 오너먼트가 가득하다.

다른 이들의 창작물을 엿볼 수 있는 공간. ⓒ허프포스트코리아
다른 이들의 창작물을 엿볼 수 있는 공간. ⓒ허프포스트코리아

또한 컵과 접시, 그림 등 다른 이들의 창작물을 통해 자신과 다른 창작의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포인트오브뷰에는 수많은 ‘큐레이션 카드’가 있다. 카드에는 영감을 주는 문장이 적혀있기도 하고, 누구에게 어떤 도구를 추천할지 추천글이 적혀있기도 하다. 소비자 A씨는 “그냥 제품만 보는 것보다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여 큐레이션 카드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 도구는 이렇게 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돼요”라고 전했다.

 

포인트오브뷰 1층 모습. ⓒ허프포스트코리아
포인트오브뷰 1층 모습. ⓒ허프포스트코리아

"다양한 취향을 가진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나이 들어가는 브랜드를 꿈꿉니다" 

- 김재원 대표

포인트오브뷰 김재원 대표는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고 싶을 때 산책하듯 포인트오브뷰에 들러, 무언가를 얻어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평소 포인트오브뷰를 애정한다는 소비자 A씨는 “포인트오브뷰는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감각의 경험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요. 단순히 문구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문구를 사용하는 행위와 순간에 더 주목하기 때문에 이곳을 계속 찾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포인트오브뷰 다이어리. ⓒ허프포스트코리아
포인트오브뷰 다이어리. ⓒ허프포스트코리아

공간을 나오며 세잔의 사과가 그려진 다이어리를 한 권 집어 들었다. 고심 끝에 고른 것이 이토록 심플한 검은색 줄노트라니. 그럼에도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었다. 포인트오브뷰 1층에서 3층까지 마주한 창작의 과정들이 나를 곱씹어 보게 만들어줬으니까. 혹여 성수에 갈 일이 있다면 포인트오브뷰에 산책하듯 들러, 겹겹이 쌓인 생각들에 환기를 불어넣는 것은 어떨까.

 

남유진 기자 : yujin.na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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