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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양조위, 송강호. 출처: 뉴스1
전도연, 양조위, 송강호. 출처: 뉴스1

해마다 많은 스타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오지만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가장 빛나는 배우 한명을 꼽는다면 단연 량차오웨이(양조위)일 것이다.

 

부산 네 번째 찾은 량차오웨이(양조위)

그가 올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네번째 영화제 방문이다. 6일 오전 11시 해운대구 케이엔엔(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팬데믹 등으로) 성대한 행사에 참여 안 한지 오래되어서, 이번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긴장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질문 기회를 얻으려는 기자들의 취재 경쟁이 치열해 량차오웨이를 향해 식지 않는 대중의 관심을 반영했다.

배우 양조위가 6일 오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7회 BIFF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참석했다. 출처: 뉴스1
배우 양조위가 6일 오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7회 BIFF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참석했다. 출처: 뉴스1

량차오웨이는 1997년 2회 행사때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때를 기억하며 “그때는 좁은 길에 무대를 세우고 개막식을 했는데 개막식도 성대해지고 부산도 더 현대적인 풍경으로 바뀌고 바닷가는 더 아름다워졌다”면서 ”그때 많은 팬들이 워낙 열정적이라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는데 어제 그 열정을 다시 느껴 반가웠다”고 추억을 털어놨다.

제27회 BIFF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의 양조위. 출처: 뉴스1
제27회 BIFF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의 양조위. 출처: 뉴스1

 

직접 꼽은 대표작 6편 상영돼

그는 이번에 수상을 기념해 마련된 ’양조위의 화양연화’ 섹션에 6개 상영작을 직접 골라왔다.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2046>(2004) 등 왕자웨이(왕가위) 감독과 호흡을 맞춘 대표작과 <무간도>(2002), 다른 작품에 견줘 덜 주목받았던 <암화>(1998)와 코믹 연기를 볼 수 있는 <동성서취>(1993)도 있다. 량차오웨이는 “왕자웨이, 유진위 등 좋아하는 감독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고르려고 했다”며 초기작인 허우샤오시엔(후효현) 감독의 <비정성시>(1989)를 사정상 못 가져온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영화 '해피 투게더' 스틸컷. 출처: (주)디스테이션
영화 '해피 투게더' 스틸컷. 출처: (주)디스테이션

그는 90년대 그의 대표작들을 보고 빠져든 40~50대뿐 아니라 최근 20~30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 “체감하지 못했는데 이곳에 와서 느낄 수 있었다”면서 한 팬레터에서 “최근작들을 보고 저를 좋아하기 시작해 이전 작품들을 보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송강호 전도연과 작업 해보고파"

량차오웨이가 엠지(MZ)세대 팬덤을 확보한 데는 지난해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역할이 컸을 터. 그는 이 작품 출연 계기에 대해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의미보다는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정보를 많이 듣지 못했지만 감독과 통화하면서 진심을 느낄 수 있어 출연을 결정했다. 인연이 된다면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작품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틸컷.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틸컷.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는 <8월의 크리스마스>와 <올드보이>를 인상적으로 봤고 평소 케이(K)콘텐츠도 즐겨본다면서 ”송강호, 전도연 배우를 많이 좋아하고 기회가 된다면 두 배우와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다만 “(한국 작품에 출연한다면) 언어 문제가 가장 큰 장벽인데 영화 <코다>(청각 장애인이 수화로 연기한 영화)처럼 말하지 않는 역이라면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를 탁월한 배우로 각인시킨 대만 영화 <비정성시>에서 그는 언어장애인 사진사를 연기하기도 했다.


"이제 즐기면서 연기하는 단계"

그는 이번에 상영하는 <암화>를 비롯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등 악역을 여러 번 했지만, 어떤 악역을 해도 관객이 그 역의 인간적인 면을 공감하며 이해를 하게 만든다. 이런 지적 아닌 지적에 대해 그는 ”해보고 싶은 역할 중 하나가 악역이지만 아쉽게도 악역 대본이 많이 안 들어온다”면서 ”최근 연쇄 살인마를 그린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연쇄 살인마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같이 작업한 감독님에게 연쇄 살인마에 대해 써보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무섭기도 하다”며 부드러운 눈웃음을 머금었다.

제27회 BIFF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웃으며 기자 질문에 답하는 양조위. 출처: 뉴스1
제27회 BIFF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웃으며 기자 질문에 답하는 양조위. 출처: 뉴스1

이 같은 량차오웨이의 ‘눈빛’은 그의 연기를 말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며 그가 연기하는 악당까지 좋아하게 만든다. ‘눈빛 연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눈빛 연기를 한다기보다는) 캐릭터 연구를 오랜 기간 한다. 자료를 찾아보고 비슷한 인물이 있으면 따라 하기도 한다. 한 캐릭터를 소화하려면 적어도 3개월은 연구한다”고 했다. 다만 “데뷔하고 20년은 배우는 단계이고 이후 20년은 발휘하는 단계다. 지금은 그것도 넘어서서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올해로 환갑을 맞은 배우의 기품있는 여유를 보여줬다.

5일 오후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양조위. 출처: 뉴스1
5일 오후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양조위. 출처: 뉴스1

곽부성과 호흡을 맞춘 차기작 <웨어 더 윈드 블로우즈>도 소개했다. ”곽부성과의 호흡도 촬영 기간 내내 좋았고 내가 성장한 홍콩의 1960년대 이야기라 더 즐겁게 찍을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량차오웨이는 <무간도> <2046>등 상영작 지브이(GV)와 7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 오픈 토크 등에 참여하며 관객들과 만난다. 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좀 더 자주 한국을 찾아 관객과 만나고 싶다”며 팬들의 맘을 다시 한번 설레게 했다.

부산/한겨레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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