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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사유리의 선택은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결정적 순간으로 남지 않을까. 마치 미니스커트를 입고 공항에 내린 윤복희처럼 말이다.

한데 모두가 그의 용기를 칭찬하는 상황에서 사유리는 ‘자발적 비혼모’의 길을 선택한 건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면서 선택한 결정이었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킨다. 마치 윤복희가 그날 계란을 맞은 적도 없고 남편을 위해 입어본 것이었고 통행 금지 시절이라 공항 대합실에서 첫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떨고 있었다고 밝힌 것처럼 근사하게.

사유리가 자발적 비혼모가 된 과정과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곳은 23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다.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이날 사유리는 아들 젠을 출산한 것에 대해 ”저는 엄청 걱정했었다”라며 “TV에 앞으로 못 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라고 생각했다. 홍석천 오빠도 10년 동안 TV에 안 나온 것처럼”이라 말하며 굉장한 마음고생과 더불어 방송일을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었음을 털어놓았다. 이어 ”(자발적 비혼모가) 처음이니까 사람들이 되게 비판하고 싫어할 것 같고 안 좋을 거 같았다”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김숙이 ”사유리를 보고 용기를 얻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말하자 사유리는 ”결혼 할 수 있으면 좋고 애 아빠가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부모가 모두 있는 것이 좋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또한 사람들에게 ”이런 삶이 있으니까 이런 삶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홍보하는 건 안 좋다”라며 신중한 견해를 전했다.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사유리는 이날 자발적 비혼모의 길을 걷게 된 계기에 대해 뜻밖의 ”전 남자친구” 얘기를 꺼냈다. 그는 ”처음에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결혼하고 싶다고 계속 말했는데 남자친구는 연하인 데다 결혼에 관심이 없고, 안 한다고 했다. 난 남자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헤어지기 싫어 ‘아이를 안 낳아도 그 남자와 평생 같이 결혼 안 해도 옆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당시 생각을 고백했다.

이어 ”근데 한참 나이를 먹은 후 그 남자가 갑자기 어린 여자랑 가정을 꾸린다는 상상을 했는데, 그러면 난 아이도 못 가지고 결혼도 못 하는 거 아니냐. 그렇게 되면 그 남자를 미워하게 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사랑하는 남자를 미워하게 될까봐 차라리 이 연애를 끝내고 정말 갖고 싶은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했다”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건 일찍이 난자를 얼려둘 정도로 아이를 갖고 싶었던 사유리가 결혼을 원치 않던 남자친구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결론이었던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또 다른 남성을 만나거나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겠지만 사유리의 선택지는 또 있었다는 것뿐.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또한 사유리에게 ”난자 냉동보관 소식은 이미 알고 있었다”라고 하자, 사유리는 ”한국에선 결혼한 사람만 (냉동 난자)를 쓸 수 있어, 혼인 관계가 아닐 시에는 보관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병원에 (얼려둔) 난자를 보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난자는 외국 반출이 불가하다고 얘기했다.

사유리는 ”결국 일본에서 어렵게 난자 하나를 뽑아서 시험관으로 아이를 낳았다”고 하며 ”사실 자궁 수치가 안 좋아서 의사가 5번 시도해도 실패할 거라 말했고 시험관이 정말 쉬운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유리는 한 번에 임신해 성공해 ”기적적인 성공이 스스로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사유리는 ”아이가 없는 삶, 아이가 있지만 비판받는 삶 (둘 중에) 선택한다면 후자였다”면서 ”이건 가치관의 차이일 뿐, 정말 아이를 가지고 싶어서 했던 것”이라 답했다.

송은이가 ”솔직히 무섭지 않았냐”며 걱정하자 사유리는 ”처음 괜찮다고 마음먹었지만 현실이 되니 불안해졌다”면서 ”아빠 없이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현실, 엄마로서 아이를 지켜야 하는 책임감, 비혼 출산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 등(이 걱정됐다)”라며 ”꿈이 현실이 됐지만, 복합적인 심정과는 간극이 있었다”라고 전해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사유리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자 엄마였음을 표현했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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