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마리의 동물이 수천 명의 발길을 끌어모으며, 거액을 투입한 지역 축제나 박람회 못지않은 관광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상어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이후 21일까지 상어를 직접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평소 방문객의 4배 수준인 8천여 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되면서 친수공원이 북새통을 이뤘다.
부산시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 이후 친수공원이 이처럼 전 국민적 관심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상어가 안전하게 바다로 돌아갈 때까지 현장 통제와 생태 관찰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관광객을 유치하는 대신, 동물 한 마리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은 사례가 된 셈이다. 다른 곳에서도 동물 한 마리가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은 사례들이 있다.
유기묘에서 역장까지...일본을 뒤흔든 삼색고양이 '다마'
기시역 고양이 역장 '다마'. ⓒ인스타그램
일본 와카야마현의 기시역에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역장'이 있었다. 주인공은 길고양이 출신 삼색고양이 '다마'다.
다마는 기시역 인근 가게 주인의 할머니에게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던 평범한 고양이였다. 그러다 2006년 와카야마 전철이 경영난을 이유로 기시역을 무인역으로 전환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는데, 바로 역무원들이 모두 떠나자 한산해진 역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당시 와카야마 전철의 코지마 미츠노부 사장은 우연히 다마를 본 뒤 '역장을 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인건비 부담은 없고, 무인역에는 이색적인 볼거리가 생긴다. 회사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2007년 1월 5일, 다마는 정식으로 기시역의 종신 역장에 임명됐다. 보수는 연간 고양이 사료 1년 분이었다.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일본 언론은 물론 해외 언론까지 다마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고양이 역장을 보기 위한 관광객이 기시역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다마가 역장으로 활동하기 전 약 192만 명이었던 연간 승객 수는 이후 227만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마가 만들어낸 경제 효과만 약 11억 엔(한화 약 97억 원)에 달한다는 추산도 나왔다.
이 같은 공을 기념해 초대 역장인 마의 사후 뒤에도 현재 일본 와카야마현의 기시역의 역장은 쭉 고양이가 이어받고 있다.
관광객 하루 3천 명에서 1만2천 명으로...아기 하마 '무뎅'
태국 아기하마 '무뎅'. ⓒ페이스북
태국에서도 동물 한 마리가 침체된 관광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은 사례가 나왔다. 태국 카오케오우 오픈주에서 태어난 피그미하마 '무뎅'이다.
무뎅은 사육사가 촬영한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물속에서 장난을 치거나 사육사에게 달려드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무뎅을 직접 보기 위해 동물원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이렇게 쌓인 인지도 덕분에 미국 지상파 예능인 SNL(Saturday Night Live)에서 무뎅을 패러디한 코너가 방영되었고,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무뎅의 이름을 딴 '무뎅 코인(밈코인)'이 출시되어 시가총액이 폭등하는 등 전 세계적인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무뎅이 태어난 뒤 동물원 하루 방문객은 2024년 기준 약 3천 명에서 1만2천 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년도 9월 초부터 25일까지의 입장권 매출도 약 1920만 바트(한화 약 7억 9801만 원)로전년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인근 상점과 관광업 종사자들은 무뎅의 인기로 소득이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관련 상품과 브랜드 협업 규모 역시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도됐다.
도시 하나를 먹여 살리는 판다...청두의 스타 '화화'
자이언트판다 '화화'. ⓒ인스타그램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 하면 단연 판다를 빼놓을 수 없다. 중국에서 판다는 이미 그 자체로 인기 있는 마스코트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판다가 있다. 바로 ‘화화’다.
화화는 2020년 7월 청두 자이언트판다 번식연구기지에서 태어난 암컷 판다다. 그런데 화화에게는 다른 판다들과 조금 다른 구석이 있었다.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체형이 작았고, 같은 사육장에 있는 아기 판다들과의 먹이 경쟁에서도 자주 밀렸다.
하지만 이 모습이 오히려 화화의 매력이 됐다. 다른 판다에게 밀려나거나 뒤늦게 먹이를 챙기는 화화의 모습이 SNS를 통해 하나둘 퍼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 특히 틱톡 등을 타고 화화의 일상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팬층이 형성됐다. 조금 느리고 어딘가 안쓰러운 모습이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이후 청두 자이언트판다 번식연구기지에는 화화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몰렸고, 2024년 청두시 문화관광국 명예국장으로 위촉되는 등 도시 관광을 알리는 상징적인 존재로도 활용됐다.
중국 매체 인밍망에 따르면 화화가 온라인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끈 이후, 청두시의 연간 관광 수입은 2022년 약 2223억 위안(한화 약 46조 5830억 원)에서 무려 약 1477억 위안(한화 약 27조 원)이 증가한 2023년 약 3700억 위안(약 76조 4864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변 판다 테마 호텔 예약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배 급증했으며 청두행 항공권 예약도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