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며 내년 6월 '시즌 2'를 예고했다. 사상 첫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와 이 대통령의 날카로운 질문 등으로 '잼플릭스(재명+넷플릭스)'라는 별칭까지 얻은 업무보고를 6개월 만에 다시 하겠다는 것은 이 대통령 특유의 ‘나노 체크’식 점검으로 관료 사회에 강력한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해양수산부를 마지막으로 19부·5처·18청·7위원회 등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완료했다.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는 생중계를 통해 정부의 한 해 주요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공개와 함께 이번 업무보고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대통령이 직접 수치와 통계를 파고드는 꼼꼼함이 꼽힌다. 이 대통령은 부처가 올린 보고자료를 완독한 뒤 업무보고를 받았고 실무자들도 당황할 정도의 구체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이를 테면 관세청 업무보고 중 마약 단속 인력 배치 현황을 조목조목 따져 묻거나, 기관장들의 모호한 답변에 대해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 마라. 그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즉석에서 질책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과거의 관행적인 보고 형식을 완전히 파괴하고 대통령이 직접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압박 면접’식 국정 운영을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장관은 물론 평소 국민들에게 노출이 적은 중앙부처 실·국장, 산하 공공기관장들까지 업무에 대해 꼼꼼하게 질문하고 칭찬과 질책을 하는 날카로운 ‘피드백’은 많은 국민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필요하다’가 56.0%로 ‘불필요하다’(26.2%)보다 두 배 이상 더 높았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대통령이 이번 업무보고에서 보고받은 정책의 진행 과정을 또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해양수산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업무보고는) 국민들과 국가의 삶을 좀 더 나아지게 해보자는 취지”라며 “6개월 후에 다시 하려고 한다. 그때는 또 다른 방식으로 체킹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각 부처는 대통령에게 보고한 과제들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역대 대통령은 보통 1년에 한 번씩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이제는 단순한 일회성 업무보고가 아니라 반기별로 이어지는 ‘무한 점검 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공직사회는 긴장을 풀고 느슨해질 틈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8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는 업무보고의 긴장감이 공직자 전체의 능동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서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2일과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