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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산청군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산불 진화 작업 중 지쳐 잠든 모습과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왼), 27일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대 야산에서 산림청 특수진화대원이 산불 진화작업을 하는 모습(오). ⓒ뉴스1
27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산청군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산불 진화 작업 중 지쳐 잠든 모습과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왼), 27일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대 야산에서 산림청 특수진화대원이 산불 진화작업을 하는 모습(오). ⓒ뉴스1

“살수 호스가 800미터 정도 됩니다. 무거운 호스를 들고 산 중턱 정도까지 올라가야 하니 엄청 힘들죠.”

27일 낮 12시50분께 경북 안동시 임동면의 한 국도변 휴게소에서 만난 경북 문경시 소속 60대 산불진화대원 ㄱ씨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다음 산불 발생 지역으로 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전 내내 산불을 끄다 온 ㄱ씨에게서 매캐한 냄새가 났고, 옷에는 재가 묻어 있었다. ㄱ씨가 속한 팀은 이날 오전에도 산림 4900여㎡ 면적의 불을 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들이 산불 진화에 한번 투입되면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12시간을 내리 일한다. 집결지에서 당일 업무 지시를 받는 시간과 식사를 위해 등산 및 하산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6~8시간은 산에서 불에 맞서 사투를 벌인다. ㄱ씨는 “오전과 오후에 한번씩 산에 올라가면 3~4시간씩 불을 끄고 내려온다. 우리 팀이 담당한 곳의 산불을 다 끌 때까지 있어야 하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호스가 무거우니까 7명이 호스를 잡고 있고 1명이 불이 난 곳에 물을 뿌린다. 그러면 나머지 2명이 갈고리를 이용해 남은 불을 땅속에 묻는 방식으로 진화가 이뤄진다”고 했다.

ㄱ씨가 속한 문경시 산불진화대에는 대원 10명으로 구성된 팀이 모두 4개 있다. 이들은 경남 산청군에서 산불이 났을 때부터 교대로 한 팀씩 지원 근무를 하고 있다. ㄱ씨도 나흘 전, 경북 의성에서 난 산불 진화에 투입됐는데 이날 안동에 재투입됐다고 한다.

27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산청군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산불 진화 작업 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스1
27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산청군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산불 진화 작업 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스1

산불에 맞서 작업하는 업무 특성상 위험도 크다. ㄱ씨는 “산에 올라가면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뀐다. 그때 불이 바람을 타고 우리를 덮칠 수 있으니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산불 진화 헬기가 한번 물을 뿌려도 큰 불길만 잡을 뿐 나뭇가지 등이 쌓인 속불은 못 잡는다”며 “우리가 그 불에 물을 뿌리고 직접 갈고리질을 해서 불을 끈다. 불 바로 앞에서 일하게 되니 화상을 입을 위험이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산불진화대는 크게 특수진화대, 예방진화대, 공중진화대 세 종류로 나뉜다. ㄱ씨는 예방진화대원이다. 난이도가 높은 산림이나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투입되는 특수진화대는 지난 1월 기준 435명으로 이 가운데 413명이 공무직, 나머지는 기간제 노동자다. 이들이 ‘주불’을 잡으면 뒤따르며 잔불을 진압하고 뒷불을 감시하는 이들이 예방진화대다. 산림청 국유림관리소와 지방자치단체가 1년에 6개월 남짓 기간제로 채용하는 이들은 전국적으로 9604명(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래펠로 강하하는 등 접근이 어려운 산지 발생 화재에 특화된 공중진화대는 104명이다.

27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산청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산불 진화 작업 중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뉴스1
27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산청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산불 진화 작업 중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뉴스1

예방진화대의 평균 나이는 61살에 달하고 직무교육도 부족해 사고 위험이 높은 실정이다. 지난 22일 경남 산청에서 창녕군청 소속 60대 예방진화대원 3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산불을 진화하다가 숨지기도 했다.

산림청 소속 강원도 예방진화대원인 70대 ㄴ씨는 이날 한겨레에 “예방진화대는 보통 잔불 정리 등을 하는데 최근 큰불이 난 산불 현장에 투입돼 놀랐다”며 “예방진화대엔 고령자가 많은데다 방염텐트 등 전문장비도 받지 않아 큰 산불을 진화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훈련 부족은 특수진화대도 마찬가지다. 특수진화대 신규 채용자는 교육이 채용 직후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지난 5월 이후에야 진행되는데다 교육기간도 2박3일로 짧다. 소방관들이 24주씩 교육받는 것에 견줘 턱없이 짧은 편이다. 강원도 삼척에서 특수진화대로 7년째 활동 중인 신현호씨는 “현재도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투입된 신입도 있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는 한겨레에 “현실적으로 예방진화대의 경우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수준인데, 큰 산불 현장에 투입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예방진화대는 소방관 혹은 특수진화대 보조 역할로 업무를 변경하고 특수진화대의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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