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의 혼란을 야기한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좀 미안하게 됐다"던 애매한 사과에서 "사과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김 지사는 2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강원도 전체를 대표하기 때문에 금융 혼란에 대한 것을 강원도가 책임질 일이 사실은 아니었다"면서 "정식으로 대국민 사과할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민주당은 무슨 일만 있으면 사과하라고 그러는데, 그래서 사과하고 나면 '사과 잘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그게 다 정치적인 공세"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제 거의 다 수습이 됐다"며 "전임 도정 때 이루어진 일 가지고 제가 정말 좀 안 먹어도 될 욕을 먹게 됐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투사'김진태가 도지사가 되니까 지난 정부, 도정에서 했던 것을 싹 다 부인하고 '빚 안 갚아, 못 갚아' 이렇게 투쟁하면서 나오는구나, 이렇게 프레임으로 됐다"며 "그거는 전혀 아니었다"고 '오해'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제가 돈을 안 갚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우리 도민들의 혈세를 어떻게든 지켜보겠다고 그거를 했던 것뿐"이라며 "이게 마치 지자체가 보증을 서놓고 배 째라 나오는 것처럼 오해가 돼서 그게 좀 일파만파로 커졌다"고 주장했다.
진행자는 건설사 부도,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그렇게 따지면 다리가 무너지려고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거기서 재채기했다고 저 나쁜 놈이다, 그 정도 아닌가"라며 "우리 강원도 입장에서는 좀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고 답했다.
레고랜드 사태 시발점이 된 김진태의 폭탄 발언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베트남 광닌성 하롱시에서 열린 제17회 동아시아지방정부 관광연맹(EATOF) 총회 참석차 출국한 김 지사는 레고랜드 쇼크 사태 확산에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했다. 2022.10.27/뉴스1
김 지사의 폭탄 발언으로 레고랜드 사태 문제가 촉발됐다. 김 지사는 지난해 9월 28일 기자회견에서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해서 회생 신청을 하려고 한다"며 "강원도가 안고 있는 2,050억 원의 보증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번 회생 신청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도개발공사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등 관광시설을 개발하는 회사다. 강원도는 이 회사의 지분 44%를 보유한 1대 주주다. 강원도는 지난 2020년 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자 BNK투자증권을 통해 2,050억원 규모 ABCP를 발행할 때 채무 보증을 섰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일을 앞두고 강원도가 어음 상환 책임을 지는 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을 신청하겠다고 선언하자, 금융시장과 기업의 돈줄이 막히는 '돈맥경화'가 초래됐다.
레고랜드 사태 논란이 커지자 당시 해외출장을 갔던 김진태 지사는 급히 귀국했고 공항에서 "좀 미안하게 됐다"며 애매한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결국 강원도는 레고랜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보증채무 상환일을 앞당겨 지난해 GJC의 보증 채무 2,050억 원을 갚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