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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순이익 4조 클럽' 입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주주환원율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함 회장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룹 전체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은행 의존도는 더욱 심화됐고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오랜 기간 발목을 잡았던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함 회장이 2026년에는 '아픈 손가락'인 비은행 부문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순이익 4조 클럽' 입성이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순이익 4조 클럽' 입성이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하나은행 '나홀로 질주'에 가려진 비은행의 뒷걸음질

2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2025년 하나금융지주는 사상 최초로 연간 순이익(지배주주 귀속 기준) 4조 원을 돌파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025년에 당기순이익 4조29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4년(3조7388억 원)보다 7.1% 늘어난 것이다.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하나금융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을 전년 대비 9%포인트 높은 46.8%까지 끌어올렸다. 보통주자본비율(CET1) 역시 13.37%를 기록하며 수익성과 건전성, 주주가치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비은행 부문의 부진'이라는 뼈아픈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나금융의 2025년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12.1%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15.7%)보다 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사실상 하나은행(순이익 3조7475억 원) 혼자서 그룹 실적을 견인한 '외발 자전거' 성장이었던 셈이다.

2025년 3분기 기준 KB금융(약 37%)이나 신한금융(약 30%)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하나금융의 비은행 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심지어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전통적으로 비은행계열사가 약세였던 우리금융지주마저도 비은행부문 M&A를 통해 2025년 3분기 기준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를 약 18%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은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나증권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212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하나카드 역시 1.8% 줄어든 2177억 원에 그쳤다. 하나캐피탈은 전년보다 54.4% 급감한 531억 원, 하나자산신탁은 57.9% 줄어든 248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반토막 났다. 유일하게 하나생명만이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8.29%를 기록한 하나카드를 제외하면, 하나증권, 하나캐피탈, 하나자산신탁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ROE는 모두 5%를 밑돌았다. 자본을 투입한 만큼의 효율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 "비은행 이대로는 안 된다" 함영주의 작심 발언, 2026년 대수술 예고

함영주 회장 역시 이러한 기형적인 수익 구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비은행 부문을 지목하며 “비은행부문, 이대로는 안 됩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던졌다.

함 회장의 위기감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통상적으로 지주 회장이 컨퍼런스콜에 직접 나서는 경우는 드물지만, 함 회장은 이번 행사에 직접 참석해 비은행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함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비은행 부문은 그룹 ROE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2025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계열사 사장단을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2026년을 비은행 부문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고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이 제시하고 있는 '2027년까지 비은행 순이익 비중 30% 달성'이라는 목표를 고려하면, 올해는 반드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골든타임'인 셈이다.

◆ 사법리스크 족쇄 풀린 함영주, M&A 등 과감한 승부수 띄울까

금융권에서는 함 회장이 올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있다. 8년 가까이 그를 옥죄어왔던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됐기 때문이다.

대법원 1부는 1월29일 함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형이 확정됐지만, 회장직 유지나 향후 연임 도전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 리스크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함 회장은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약점으로 꼽히는 보험업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거론된다. 하나생명은 2025년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으나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1% 미만으로 존재감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하나금융이 보험업 덩치를 키우기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매각을 추진 중인 예별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함 회장이 2025년 신년사에서 이미 “자생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M&A는 불필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고, 올해 신년사에서도 비은행 강화의 방편으로 인수합병이 아니라 계열사들의 분발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지주가 무리하게 인수합병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은 4조 클럽 입성이라는 성과와 '비은행 부진'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라며 “함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고 '강한 리더십'을 회복한 만큼 2026년의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전략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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