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이란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군인 수를 늦게 공개하면서 고의적으로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6년 7월18일 이란 남부 루단과 반다르 압바스를 연결하는 다리가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20일(현지시각) 사회적관계망서비스를 통해 "7월7일 이후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미군 사상자 수가 거의 1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 지점, 피해 규모, 부상자 정확한 규모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여러 미군 관계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지난 17일 이란이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공격해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며 "그런데 해당 주간에 이란이 요르단에 있는 미군 기지를 세 차례 더 공격했고, 수십 명의 미군이 부상을 입고 헬리콥터 여러 대가 손상됐지만 국방부는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도 국방부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부사령부는 지난 12일과 16일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이란이 공격함에 따라 이란 군사 시설에 공습을 가했다고 발표했으나, 요르단 등 인근 미군 기지를 이란이 공격했다는 내용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
이런 비공개는 작전상 필요성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미군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중부사령부는 부상당한 장병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의무는 없다"며 "신속하게 복귀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군 관계자는 "이란이 요르단과 중동의 다른 기지에 관해 치명적인 탄도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국방부가 왜 공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은 이전 정부인 조 바이든 행정부가 보여왔던 태도와 다르게 정부에 불리한 내용을 빼놓고 있어 비판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국방부가 시리아와 이라크의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 지원 민병대의 공격으로 부상당한 군인 수를 정기적으로 발표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국방부는 2월28일부터 시작해 5개월 동안 이어진 이란전쟁에서 관련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전쟁에 대한 마지막 주요 국방부 브리핑은 5월 초에 있었다.
지난 몇 달 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어떻게 상당한 미사일 능력을 유지하고 재기했는지, 이란과의 전쟁으로 미국의 중요하고 값비싼 무기 보유량이 얼마나 어떻게 고갈됐는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란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의 수나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은 것이 고의적 은폐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을 통해 "은폐 주장은 요르단과 이라크에서 세 명의 미군 장병이 전사해 유발된 미국 국민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려는 날조"라며 "7월7일 이후 발생한 100여명의 사상자 중 대다수는 가벼운 뇌진탕을 입었고, 이들 군인의 96%는 이미 복귀한 상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