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전당대회에 신천지 세력이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파장이 일고 있다.
김민석(왼쪽)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서울 종로구 서울시의회에서 2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자신과 신천지를 연결짓는 허위 주장에 대해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김 전 총리를 향해 '근거'를 밝히라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총리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서도 그 내용은 적절한 시점에 밝힐 것이라는 태도를 나타냈다. 유력 당권주자인 김 전 총리가 직접 '신천지 개입설'을 주장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21일 서울시의회 간담회 직후 취재진을 만나 "반명(반이재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삼자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라며 "신천지와 관련해서는 차근차근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천지 특검이 진행이 안 된 점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 가야 한다"며 "다른 후보들도 신천지의 정치 개입에 대해서 엄격한 비판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2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신천지와 통일교가 개입했다는 의혹 등 정교유착을 수사하기 위해 올해 1월 추진됐던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안을 놓고 국민의힘과 합의하지 못한 정청래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서 "신천지 정치개입, 이중당적, 유령당원 문제는 한국 정치의 암"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각 정당과 선관위 합의로 이중당적 문제를 정리·청산하자고 제안했다.
모든 정당들이 당원 명부를 공개하고, 교차 검증을 통해 이중당적을 가진 당원들 명단을 골라낸 뒤 조사와 수사를 하자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매우 비현실적 주장으로 보인다. 당원 명부는 모든 정당들에 있어 가장 공개를 꺼리는 기밀로 여겨진다.
반면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간담회 직후 취재진에게 "저하고는 전혀 관련 없는 문제"라며 "이런 가짜뉴스, 허위조작 정보로 이미지를 씌우는 게 있다면 무관용의 원칙으로 법적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황당한 네거티브가 먹힐거라 생각하는가"라고도 적었다.
실제 정 전 대표가 언급한 '황당한' 주장은 최근 김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성향의 일부 유튜버들과 지지층들을 통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이들이 정 전 대표와 신천지를 연결짓는 근거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로 'JMS'라 일컬어지며 여신도 성범죄로 대중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사이비 종교 교주 정명석씨와 정 전 대표가 같은 고향(충남 금산군 진산면 석막리) 출신이라는 점이다.
한 언론은 정 전 대표와 정씨가 출신 지역은 물론 본관(하동 정씨)이 같아 혈연관계가 의심된다는 보도를 했는데 기사에는 "구체적이고 직접적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에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는 2025년 12월 "매우 심각한 허위사실이기 때문에 경찰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언론사는 12·3 내란 당일 계엄군과 미군이 공동작전으로 중국 간첩을 체포했다고 주장한 허겸 스카이데일리 기자가 퇴사 후 창간한 매체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는 정 전 대표가 지난 10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했는데 주최를 한 언론사의 대표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정 전 대표와 신천지를 연결짓는 것이다. 그러나 신천지 같은 종교와 연관된 단체가 개최한 개별 지역 행사에 참여한 정치인은 쉽게 발견된다.
실제 김 전 총리가 2024년 참석한 영등포 피스로드 건강걷기 행사는 천주평화연합(UPF)가 주최했는데 설립자는 문선명, 한학자 통일교 총재였다. 정치인의 행사 참석만 가지고 특정 종교단체와 직접적으로 연결을 짓는 건 무리라는 뜻이다.
이밖에도 최근 단기간에 정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증가했다는 점을 토대로 신천지가 정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유튜버도 있다.
김 전 총리가 잇달아 신천지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설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앞서 언급된 '황당한' 주장과 달리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김 전 총리의 주장대로 신천지가 민주당 전당대회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민주당도 경찰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민석 후보님, 신천지가 민주당 전대에 개입한 근거가 있다구요? 근거를 즉시 공개하고 신천지 개입을 선제차단하십시다! '적절한 시기'에 공개한다니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 것 모르세요"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