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덕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1년을 앞두고 수익성 개선을 통한 이익창출력 확대라는 큰 시험대에 올랐다.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던 계획은 조달 규모가 크게 감소하면서 기대했던 효과가 약해졌고 추가 유상증자로 사실상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태양광 업황 개선과 솔라허브(태양광 복합생산단지) 가동 본격화로 한화솔루션의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 사장에게는 미국 태양광 사업에서의 수익성 회복이 재무구조 개선과 신뢰 회복을 동시에 이끌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덕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 ⓒ한화솔루션
◆ 유상증자 제1목적 ‘재무 건전성 강화’ 기대만큼 효과 보기 어려워
7월21일 신용평가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를 통해 얻을 재무개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축소됐던 자금조달 계획에 따르면 재무지표의 개선 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는데 주가 하락과 함께 1주당 발행가액이 내리면서 최종 확정된 금액은 당시보다 더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려던 자금 규모는 20일 최종 발행가액(2만2100원)이 정해지면서 모두 1조1713억 원으로 확정됐다. 최초 2조4천억 원, 정정을 통해 축소했던 1조8천억 원 안팎과 비교해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특히 채무상환용 자금은 처음 1조4899억 원에서 80% 이상 감소한 2636억 원까지 축소됐다.
한화솔루션은 4월17일 1차 정정을 통해 채무상환용 자금조달 규모를 기존 1조4899억 원에서 9067억 원으로 줄였다.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를 놓고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정정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4월20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내고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규모를 줄이면서 재무부담 경감 폭도 함께 축소될 것”이라며 “유상증자 축소분이 모두 채무상환 목적에서 조정된 만큼 차입금 감축 규모와 이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 재무 안정성 지표 개선 효과는 기존 예상보다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채무상환을 위한 9천억 원도 넉넉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2600억 원가량만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목적은 재무 건전성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많았다.
고출력·고효율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 전환을 추진하고 성장 투자를 진행해 이익 창출 및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미래지향적 목적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 과정에서 누적된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의 체질 개선이 핵심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6월 정기 신용평가에서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을 ‘AA-/부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향한 우려는 더욱 커진 셈이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종 발행가액이 결정되기 이전인 6월24일 한화솔루션 평가보고서에서 “평정일 현재 1차 발행가액(2만7900원) 기준 채무상환 자금이 6천억 원가량으로 줄어들었다”며 “향후 주가 등락에 따라 유상증자 규모가 변동될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고 짚기도 했다.
◆ 다사다난했던 유상증자, 더 이상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없다
박승덕 사장은 꾸준히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유상증자의 당위성을 강조해 왔다.
최초 유상증자 추진 당시 “핵심 성장 투자를 지속해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 기반을 마련하고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 건전성 제고를 도모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고 이어진 1차 정정에서도 “주주가치 보호 및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강도 높은 자구책을 통해 유상증자 규모를 조정했다”며 해명 섞인 입장을 내놨다.
박 사장이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데 공을 들였다는 점은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를 둘러싼 후폭풍이 그만큼 컸음을 보여준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했을 뿐 아니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공개적으로 관련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세 차례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말부터 이듬해까지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절차를 밟았는데 당시에는 모두 태양광과 수소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한 만큼 지금과 분위기가 크게 다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앞으로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라는 선택지를 다시 꺼내 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년 사이 두 차례 ‘조 단위’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다 최근 유상증자는 주주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문제제기까지 있었던 탓이다.
한화솔루션도 4월6일 이례적으로 유상증자와 관련한 일반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2030년까지 추가 유상증자 없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 대표 취임 1년 박승덕, 미국 태양광 복합단지 타고 실적 개선만이 유일한 돌파구
유상증자 규모 축소에 따른 재무개선 효과 감소는 한화솔루션의 설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최초 유상증자 실행계획에서 2025년 말 연결기준으로 196.3%와 12조6천억 원까지 늘어났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을 2026년 말 150% 미만, 9조 원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다만 최종적으로 자금조달 예상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2026년 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목표치가 150%대 수준, 10조2천억 원 안팎으로 완화했다. 2030년 중기 부채비율 개선 목표도 100%에서 110%로 후퇴했다.
한화솔루션은 지금껏 조 단위의 자구안을 실행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자산이나 지분 매각 등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박 사장은 2025년 7월24일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대표를 맡은 지 ‘만 1년’이 된다. 취임 1년이라는 상징성만으로도 실적 개선을 향한 숙제가 부여되는데 유상증자가 남긴 상처까지 겹쳐 그 과제가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의 재무구조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을 통한 이익창출력 회복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평가해 왔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21일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조달금액이 확정된 것과 관련해 보고서를 내고 “한화솔루션이 이익창출력 대비 부채 규모를 개선하는 데 관건은 7월부터 미국 솔라허브(태양광 복합생산단지) 정상 가동에 따른 실적 정상화 및 연간 수령할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라고 바라봤다.
미국 태양광 업황이 공급과잉을 지나 전반적으로 나아지면서 한화솔루션이 큐셀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박 사장에게 희망적 요소로 꼽힌다. 최근 2년 동안 누적 65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만회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7월20일 하나증권은 한화솔루션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2307억 원으로 추정했다. 기존 시장 기대치인 1792억 원을 29% 웃도는 수치인데 태양광 부문(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도 1289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3분기에도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사업에서 영업이익 1858억 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태양광 모듈의 진입이 차단되면서 미국 시장의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있다”며 “미국 솔라허브(카터스빌 및 달튼 공장) 가동으로 DCA(도메스틱 컨텐츠 애더) 규정을 만족하는 모듈이 생산되면 가격 프리미엄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DCA는 미국 내 부품 생산비중을 충족한 태양광 제품에 추가 세액공제를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말한다.
박 사장은 6월 솔라허브 건설을 완료하고 7월부터 양산을 앞둔 시점에 “솔라허브 완공은 태양광 제조를 넘어 재생에너지 종합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전초기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본격적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실현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며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