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뇌졸중은 사망 원인 4위이자 장애를 초래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미국에서만 해마다 79만5천 명 넘는 사람이 뇌졸중을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 메디슨의 혈관신경과 전문의 판 카프리오 박사는 몸속에 혈전이 생기거나 혈관이 막혀 뇌에 필요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때 뇌졸중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통계상 뇌졸중은 아침에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아침에는 혈액이 더 쉽게 응고되고 혈전을 녹이는 신체 기능이 약해지는 데다 혈압까지 상승해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AI 이미지.
카프리오 박사는 "먼저 뇌졸중은 하루 중 어느 때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다만 역학 연구들을 보면 전체 뇌졸중 환자 중 아침 시간대에 병원을 찾는 환자의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며 "연구마다 구체적 시간 범위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오전 6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뇌졸중이 아침에 더 자주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몇 가지 가설이 있다.
마이애미대학교 밀러의과대학 임상신경학·신경외과 교수이자 잭슨메모리얼병원 중재신경과 책임자인 딜립 라그벤드라 야바갈 박사는 "뇌졸중이 아침에 더 흔할 수 있는 데에는 생물학적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뇌졸중센터를 이끄는 신경외과 교수 그레고리 앨버스 박사에 따르면 아침에는 혈액이 평소보다 "끈적해져" 혈전이 생기기 쉬워진다. 앨버스 박사는 "우리 몸이 스스로 혈전을 녹이는 기능도 이른 아침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앨버스는 이어 "혈압이 상승하는 것도 한 가지 원인이다"며 "한밤중에 잠들어 있을 때는 혈압이 내려가지만, 잠에서 깨어날 무렵에는 다시 올라간다. 이 두 가지가 이른 아침 뇌졸중 발생이 늘어나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균형감각 이상과 시력 상실, 안면 마비 등 뇌졸중의 징후를 알아둬야 한다.
뇌졸중은 성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만큼 주요 증상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카프리오 박사는 뇌졸중의 징후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뇌혈관이 막혀도 당사자가 반드시 뚜렷한 이상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소에 있던 기능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해당 부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카프리오는 시각과 언어, 움직임, 감각, 균형감각 등 신경 기능이 갑자기 사라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이런 증상이 몸 한쪽에만 나타난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뇌의 특정 부위에 필요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뇌졸중의 주요 증상은 'BE FAST'라는 두문자어로 기억하면 쉽다.
카프리오는 "B는 균형(balance) 상실, E는 눈(eyes), 즉 시야가 흐려지거나 보이지 않는 등의 시력 변화, F는 얼굴(face) 한쪽이 처지는 증상, A는 팔(arm)의 힘 빠짐, S는 언어·말하기(speech), T는 시간(time)을 뜻한다"며 "이 가운데 한 가지 증상이라도 나타나면 즉시 응급의료체계를 이용해 911에 신고하고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앨버스 박사는 저림이나 힘 빠짐 같은 증상이 신경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뇌졸중 증상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뇌졸중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팔에 며칠 동안 서서히 힘이 빠졌다면 뇌졸중이 아니다. 팔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이 뇌졸중이다"고 말했다.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야바갈 박사는 "2026년 현재 뇌졸중은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일정한 생활습관 개선 원칙을 지키면 뇌졸중을 예방할 가능성이 80%에 이른다고 말했다.
미국심장협회는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낮추기 위한 생활수칙인 '건강한 삶을 위한 8가지 필수 수칙(Life's Essential 8)'을 권고하고 있다.
8가지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과일과 채소, 지방이 적은 단백질 식품, 씨앗류, 견과류가 풍부한 영양식 섭취하기
2. 걷기나 정원 가꾸기 같은 중강도 운동을 매주 최소 150분 하거나 달리기나 수영 같은 고강도 운동을 75분 하기
3. 권련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담배을 피하기
4. 매일 밤 7∼9시간 자기
5. 적정 체중 유지하기
6.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 범위로 관리하기
7. 혈당 관리하기
8. 혈압을 정상 범위로 관리하기
뇌졸중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활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있기 때문이다.
야바갈 박사는 신속하게 병원에 도착하면 뇌졸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 발생하는 뇌졸중의 대부분은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이며, 전체 뇌졸중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그는 "911에 신고하고 종합뇌졸중센터로 가면 뇌졸중 증상을 되돌릴 수도 있다"며 "뇌졸중 발생 후 최대 4시간30분까지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간이 지나더라도 치료 방법은 남아 있다. 혈전을 직접 제거해 혈류를 회복시키는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병원에 빨리 도착할수록 유리하다. 앨버스는 "일찍 병원에 오면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도 더 많아진다"라고 말했다.
카프리오는 "아침에 증상이 새로 나타났든, 이미 증상이 생긴 상태로 아침에 잠에서 깼든, 중요한 것은 증상을 최대한 빨리 발견하고 환자를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다. 그래야 해당 환자가 이런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