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기후·환경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기후·환경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종이 화분 루비가 세운상가에 '비밀정원'을 콘셉트로 한 '루비마트'를 열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종이 화분 루비가 세운상가에 '비밀정원'을 콘셉트로 한 '루비마트'를 열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요즘 들어 일상이 자주 무기력해진다. 계절이 추워진 탓일까, 일이 바빠진 탓일까. 생각의 환기가 필요한 시점에 내 두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식물’이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매일 같이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그저 책상 혹은 베란다 한편에 자리만 마련해 주면 되니 얼마나 간단한가. 하지만 최소한의 관심은 디폴트다. 그간 많은 ‘반려 식물’들을 떠나보낸 나는 소위 말하는 ‘식물 킬러’에 가까웠다.

첫 번째 팝업으로 진행된 '루비편의점'. ⓒ루비마트 인스타그램
첫 번째 팝업으로 진행된 '루비편의점'. ⓒ루비마트 인스타그램

식물 킬러인 나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종이 화분 ‘루비’다. 작년 가을, 연희동을 돌아다니다가 루비의 팝업 공간 ‘루비마트’를 발견했다. ‘정음전자’라고 적힌 간판과 달리 건물 내부에는 초록색 식물과 형형색색의 종이 화분이 가득했다.  

임진아 작가의 작품. ⓒ루비마트 인스타그램
임진아 작가의 작품. ⓒ루비마트 인스타그램

 “종이로 만든 화분이라고? 물에 다 젖는 거 아냐?”

강한 호기심이 생긴 나는 공기 정화 식물 마리안느를 품에 안고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나는 식물 킬러가 아니겠는가.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마리안느는 죽었고 새로운 식물이 필요해졌다.

세운상가에 새롭게 문을 연 루비마트. '비밀정원'을 콘셉트로 전시 및 제품 판매를 진행 중이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세운상가에 새롭게 문을 연 루비마트. '비밀정원'을 콘셉트로 전시 및 제품 판매를 진행 중이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자연스레 루비마트를 검색했고, ‘비밀정원’이라는 콘셉트로 세운상가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세운상가 322호에서 종이 화분 루비를 직접 만든 하주미 대표와 루비마트를 기획한 정혜윤 마케터, 임수민 사진작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받았던 위로를 나누기 위해

ⓒ허프포스트코리아
ⓒ허프포스트코리아

회사 ‘루비’를 세운 하주미 대표는 본래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디자인 기획자로 일했다. ‘나만의 일을 해야겠다’라는 결심이 생겨 루비를 만들었지만 당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고, 본인이 받은 위로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며 사는 것이 삶의 모토가 돼버렸다고 전했다.

“‘루비’라는 회사 이름 역시 우리 삶이 정제되지 않은 원석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거칠거칠한 원석은 때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위로를 건넬 수도 있죠. 원석 같은 우리 삶이 보석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루비’라고 이름 지었어요"

 

종이 화분, ‘루비’의 탄생

평소에도 친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하주미 대표. 하지만, 종이 화분을 만들게 된 것은 특별한 계기 때문이었다. 특수학급의 장애인들에게 찾아가 원예 수업을 하는 자원봉사를 하다가 화분의 형태에 대한 고민이 생긴 것.

다양한 색깔을 지닌 페이퍼루비. ⓒ루비
다양한 색깔을 지닌 종이 화분 루비. ⓒ루비

“깨지지 않고 가볍고 무엇보다 안전하잖아요. 직접 그림도 그릴 수 있으니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종이 화분 ‘루비’를 만들게 됐어요.”

하주미 대표는 종이 화분 루비를 제작하면서 불필요한 플라스틱이나 비닐 사용을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종이 화분을 평면도 형태로 제작해서 소비자가 직접 접어 완성하게끔 구성한 것이다. 간단히 조립한 후에 모종 화분 채로 종이 화분 안에 넣으면 완성된다. 마치 일종의 놀이처럼 느껴질 정도다.

구매자가 직접 종이접기 하듯이 제품을 접어 완성하는 형태. ⓒ루비
구매자가 직접 종이접기 하듯이 제품을 접어 완성하는 형태. ⓒ루비
페이퍼루비. ⓒ루비
종이 화분 루비. ⓒ루비

종이 화분이 물에 젖지는 않을까? 하주미 대표는 “종이 양면에는 방수 코팅이 되어 있어 물에 닿아도 젖지 않아요”라며 “최대 1~2년까지 쓸 수 있어요”라고 전했다.

 

‘루비마트’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다

종이 화분 루비는 온라인으로 판매를 이어오다 작년 9월 팝업 ‘루비마트’를 통해 처음으로 직접 소비자와 마주했다. ‘식물편의점’이라는 콘셉트로 기획되어 8팀의 아티스트와 콜라보 작품을 제작해 전시하고 종이 화분 루비를 판매했다.

https://www.instagram.com/p/CUHSYa8lBrf/

하주미 대표는 루비마트를 통해 가능성을 엿봤다. 하주미 대표는 “루비마트를 찾은 손님들이 식물과 종이 화분을 별개로 보지 않고 의인화하듯이 하나로 봐주셨어요. 공간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계속 지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세운상가에서 1년 동안 매장 겸 팝업을 열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위로를 건네는 ‘비밀정원’으로 거듭난 ‘루비마트’

'비밀정원'을 콘셉트로 꾸민 루비마트 전경. ⓒ허프포스트코리아
'비밀정원'을 콘셉트로 꾸민 루비마트 전경. ⓒ허프포스트코리아
임수민 사진작가, 정혜윤 마케터, 하주미 대표. ⓒ허프포스트코리아
임수민 사진작가, 정혜윤 마케터, 하주미 대표. ⓒ허프포스트코리아

세운상가에 새롭게 문을 연 루비마트의 콘셉트는 ‘비밀정원’이다. 루비마트를 기획한 정혜윤 마케터는 6평 남짓한 공간을 보자마자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떠올렸다고 한다. 영화 속 아파트 내부에 식물이 가득한 장면이 마치 ‘맥시멀리스트의 방’ 같았고 이를 레퍼런스 삼아 직접 공간을 꾸며나갔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스틸컷. ⓒ찬란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스틸컷. ⓒ찬란

루비마트의 주요 키워드로는 ‘위로’를 꼽았다. 평소 인스타그램에 고민과 생각이 담긴 긴 장문의 글을 적어 게시하던 임수민 사진작가는 자신의 글이 다른 이에게 뜻밖의 위로를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들은 루비마트를 찾은 사람들이 익명성을 빌려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위로의 말을 함께 건넬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람들의 고민이 담긴 종이 화분 루비. ⓒ허프포스트코리아
사람들의 고민이 담긴 종이 화분 루비. ⓒ허프포스트코리아

 

“정말 신기하게도 포스트잇에 고민을 쓰고 난 후 사람들의 표정이 조금은 홀가분해 보였어요. 루비마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어요” 

- 임수민 사진작가

고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여자친구를 따라온 남자 손님은 머뭇거리다가도 펜을 들자 그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을 써내려나가는가 하면, ‘열정이 식었다’라며 고민을 적은 손님은 강렬한 빨간색 화분을 골라 기쁜 표정으로 매장을 나섰다고.

루비마트에서 실제로 작성된 고민. ⓒ허프포스트코리아
루비마트에서 실제로 작성된 고민. ⓒ허프포스트코리아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고 살기가 쉬운 것 같아요. 루비마트를 찾는 이들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식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했어요”

- 정혜윤 마케터

 

‘식물 킬러’여도 좋아

인터뷰가 끝나고 나 역시 포스트잇에 고민을 적어 벽에 붙였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고민이 담긴 종이 화분들을 둘러보다가 초록색 화분이 눈에 띄었다. ‘회사에 가기 싫어요’라고 적힌 고민 옆에는 ‘저도요! 그런데 회사에 가지 않을 만큼 즐거운 일이 있지 않다면 회사도 꽤나 갈만한 것 같아요’라는 위로의 말이 적혀 있었다.

눈에 띈 초록색 화분. ⓒ허프포스트코리아
눈에 띈 초록색 화분. ⓒ허프포스트코리아

웃음이 피식 나오는 초록색 화분을 구매해 사무실 책상 한편에 자리를 내줬다. 여전한 ‘식물 킬러’이자 출근길에 일을 떠올리면 걱정투성이인 사회초년생이지만 오늘도 제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종이 화분을 보며 힘을 내본다.

루비마트는 1년 동안 세운상가 322호에서 진행된다. 오는1월에는 ‘편지’를 콘셉트로 새로운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남유진 기자 : yujin.nam@huffpost.kr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윤석열·김건희 부부 영치금 21억9천만 원, 이재명 대통령 연봉의 8배 : "무기징역이니 1천억 부자 되겠다"
  • 2 이재명 X에 조희연 글 인용하며 '강경파 저격'하자 박은정·김용민 반박 : '김지용 임명' 둘러싼 갈등 이어져
  • 3 학부모에게 고발당한 부천오정초 교사에게 공소청 불기소 처분 : '정치인 출신' 경기교육감 안민석 교권 보호 정책 탄력 붙나
  • 4 홍대·성수 핫플의 '불청객', 버려진 일회용컵과 담배꽁초 : 일본·프랑스·싱가포르가 길거리 쓰레기 잡는 법
  • 5 조국, 검찰의 한동훈 자녀 입시비리 수사 국제공조 불송부 보도에 발끈 : "이래도 공정한 검찰 수사 운운하나"
  • 6 미국에서 다시 홍역 '대유행', 그 중심에 미국 보수 교회가 있다 : '백신 혐오'와 '하나님 신앙' 만났다
  • 7 외국인 강제송환 과정서 드러난 법무부 직원들의 가혹행위 : "입에 덕트테이프 붙이고 목까지 졸랐다"
  • 8 민주당 '전 경기도 부지사 이화영 가석방 요구'에 난감, 국민의힘 "죄수의 딜레마 빠져" 맹공
  • 9 트럼프 정부 100년 만에 '공개 처형' 추진 : 13명 살해한 총격범 12월3일 '총살형 생중계' 추진 논란
  • 10 개통 50년 만에 잠수교 위 차량이 사라진다 : 한강 33개 다리 중, 서울시 최초 '보행전용교'로 탈바꿈

허프생각

오픈AI 청소년용 AI 챗봇, 과연 교육에 도움 될까 : 미국 비영리단체 청소년에 극히 위험
오픈AI 청소년용 AI 챗봇, 과연 교육에 도움 될까 : 미국 비영리단체 "청소년에 극히 위험"

한국어로 '청소년용 챗GPT' 사용해 보니...

허프 사람&말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미국의 국제형사재판소 제재 용납할 수 없는 일 비판 : 국제사회도 반발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미국의 국제형사재판소 제재 용납할 수 없는 일" 비판 : 국제사회도 반발

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 직후 제재 발표

최신기사

  •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 박용진 '마운자로·위고비 오남용 약물 지정' 제동 : 비만약을 왜 비아그라처럼 규제하나
    뉴스&이슈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 박용진 '마운자로·위고비 오남용 약물 지정' 제동 : "비만약을 왜 비아그라처럼 규제하나"

    "공포와 낙인만 남기고 오·남용은 줄이지 못하는 규제"

  • 한미약품 독자개발 비만치료제 '에페' 식약처 품목허가 받았다 : 위고비·마운자로 아성에 균열 낼 수 있을까
    씨저널&경제 한미약품 독자개발 비만치료제 '에페' 식약처 품목허가 받았다 : 위고비·마운자로 아성에 균열 낼 수 있을까

    국내 제약사 첫 GLP-1 계열 비만신약

  • 행안장관 윤호중 '중수청장 김지용 반대'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감찰 지시한다 : 야당 때 '입' 빌리더니 여당 되자 '입막음'
    뉴스&이슈 행안장관 윤호중 '중수청장 김지용 반대'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감찰 지시한다 : 야당 때 '입' 빌리더니 여당 되자 '입막음'

    옛날엔 증인 채택, 지금은 증인 거부

  • 이재명 X에 조희연 글 인용하며 '강경파 저격'하자 박은정·김용민 반박 : '김지용 임명' 둘러싼 갈등 이어져
    뉴스&이슈 이재명 X에 조희연 글 인용하며 '강경파 저격'하자 박은정·김용민 반박 : '김지용 임명' 둘러싼 갈등 이어져

    '적을 향한 증오가 동지를 향할 때'

  • 구글·메타·엑스·틱톡 한국 정부의 허위조작정보 자료 요구에도 '묵묵부답' : 정보통신망법 개정에도 감독 사각지대 발생
    뉴스&이슈 구글·메타·엑스·틱톡 한국 정부의 허위조작정보 자료 요구에도 '묵묵부답' : 정보통신망법 개정에도 감독 사각지대 발생

    국내 플랫폼은 제출, 해외 플랫폼은 침묵

  • [허프 사람&말]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미국의 국제형사재판소 제재 용납할 수 없는 일 비판 : 국제사회도 반발
    글로벌 [허프 사람&말]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미국의 국제형사재판소 제재 용납할 수 없는 일" 비판 : 국제사회도 반발

    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 직후 제재 발표

  • 부광약품이 인수한 한국유니온제약 '부광유니파마'로 사명 변경 : 생산 경쟁력 강화와 경영 정상화 박차
    씨저널&경제 부광약품이 인수한 한국유니온제약 '부광유니파마'로 사명 변경 : 생산 경쟁력 강화와 경영 정상화 박차

    8일 임시주총에서 결정

  • 경보제약 '허가취소 집행정지 인용'에 한숨 돌렸다 :  김태영 'ADC 위탁개발생산으로 전환'까지 수익성 방어 과제
    씨저널&경제 경보제약 '허가취소 집행정지 인용'에 한숨 돌렸다 : 김태영 'ADC 위탁개발생산으로 전환'까지 수익성 방어 과제

    종근당 이장한 회장 승계에도 영향

  • [허프 트렌트] 2030 '데이팅 앱' 유행 바뀐다, '학벌·직업'에서 '멋진 몸'으로 : 이제 몸도 '스펙' 됐다
    라이프 [허프 트렌트] 2030 '데이팅 앱' 유행 바뀐다, '학벌·직업'에서 '멋진 몸'으로 : 이제 몸도 '스펙' 됐다

    "당신의 체지방률을 입력하세요"

  • 홍대·성수 핫플의 '불청객', 버려진 일회용컵과 담배꽁초 : 일본·프랑스·싱가포르가 길거리 쓰레기 잡는 법
    기후·환경 홍대·성수 핫플의 '불청객', 버려진 일회용컵과 담배꽁초 : 일본·프랑스·싱가포르가 길거리 쓰레기 잡는 법

    "도로 가져가" vs "쓰레기통 늘려"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이용자위원회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정정·반론보도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