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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4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 FC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출처: 게티 이미지 
2022년 8월 14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 FC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출처: 게티 이미지 

지난 6일 밤 손흥민 선수의 영국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보기 위해 텔레비전 앞에 앉은 시청자들은 당황했다. 몇달 전만 해도 케이블 스포츠 채널에서 무료로 보던 손흥민 출전 경기가 전면 유료화됐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급하게 유료사이트에 가입한 뒤 1만원이 넘는 월간 시청권을 결제하는 소동을 겪어야 했다.

프리미어 리그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스포티비(SPOTV)가 유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료 케이블 채널에서만 토트넘 홋스퍼 경기를 중계하면서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이용권(스마트TV+모바일 OTT 시청권) 기준 월 1만9천원을 내지 않으면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더는 시청할 수 없다.

스포티비는 전면 유료화 이유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료 급등을 들었다. 실제로 이번 시즌에 앞서 쿠팡플레이와 씨제이이엔엠(CJ ENM, 티빙), 통신3사·에스비에스(SBS) 등 다수의 오티티 사업자가 중계권 입찰 경쟁을 벌여 입찰 금액이 뛰었다. 결국 스포티비 운영사인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가 3년간 약 9000만달러(약 1171억원)에 국내 중계권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전후로 중계권료가 연간 150억원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몇 년 사이 2.5배 이상 뛴 것이다. 독점 중계권을 따기 위한 오티티 사업자들의 과도한 입찰 경쟁이 소비자 부담을 키운 셈이다.

스포티비가 지난해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유료화는 이미 예견됐다는 것이 업계 이야기다. 에이클라엔터테이먼트는 지난해 사업 확장을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로부터 500억원 투자를 받았다. 투자자 이해관계까지 맞물린 상황에서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콘텐츠 유료화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2022년 8월 14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 FC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활약했다. 출처: 게티 이미지 
2022년 8월 14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 FC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활약했다. 출처: 게티 이미지 

오티티 업계에선 “스포츠 독점 중계권 확보가 쉽고 빠르게 가입자를 늘리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일상회복으로 오티티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존 가입자를 묶어두면서 새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 고정팬이 탄탄한 인기 스포츠 중계라는 것이다. 특히 손흥민 선수같은 슈퍼스타의 활약이 예상되는 경우 더 많은 가입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달 2차례 토트넘 방한 경기를 주최한 결과 모두 300만명의 시청자가 쿠팡플레이에 몰리는 효과를 봤다.

글로벌 오티티 사업자들도 주요 스포츠 경기에 눈독을 들이는 추세다. 애플이 최근 자사 오티티 애플티브이(TV)를 통해 내년부터 2032년까지 미국프로축구(MSL) 전 경기를 독점 중계하는 대형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전 세계 방송 중계권을 포함해 10년간 총 25억달러(약 3조2375억원)에 달하는 계약 규모가 화제가 됐다.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서 스포츠 고정 팬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8월 14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 FC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 출처: 게티 이미지 
2022년 8월 14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 FC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 출처: 게티 이미지 

익명을 요청한 국내 오티티 기업 관계자는 “긴 시간과 큰 비용을 투자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영화·드라마 콘텐츠 제작보다 스포츠 독점 중계가 가입자 늘리기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축구대표팀이나 올림픽 중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모든 인기 스포츠 경기를 돈을 내고 봐야 하는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 경기 유료화 등으로 시청자 반발이 커지면서 국회에서도 보편적 시청권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2022 국정감사 이슈분석 보고서’에는 오티티 등의 스포츠 독점 중계와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주요 주제로 꼽혔다.

옥기원 한겨레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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