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평소 그토록 혐오했던 조영남의 전매특허가 대중추수주의였는데, 이제는 그를 비난하는 자들이 고스란히 그의 장기를 반격의 칼로 빼들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대중추수주의는 대중추수주의로 흥하다가 대중추수주의로 망한다. 미술계의 절대 다수가 홀로 작업을 감당한다는 건, '관행'을 두둔한 나 같은 평론가도 잘 안다. 그럼에도 왜 나는 '관행'을 계속 두둔할까? 동시대미술은 '미술'이라는 동일한 자장 안에서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제작 방식으로 구현된다. 홀로 작업하는 이가 절대 다수라는 현실로 인해 100명을 고용한 공장형 작가의 존재감이 평가절하되지 않는 것도 이런 다양성을 미술계가 시인하고 수용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에는 긍정적 기억보다 부정적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긍정적 감정보다는 부정적 감정이 더 오래가지요. 좋지 않은 감정이나 생각이 떠올랐을 때 거기에 빠져 있기만 한다면, 나쁜 기억은 더 강하게 여러분을 괴롭힐 것입니다. 흔히 '기억 속에 사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은 다소 부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옛날 일만 떠올리며 과거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추억이라는 보호막 아래 숨어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