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번존스가 잠바코와 헤어지기로 결심했을 때 그녀의 부탁을 받고 생일 선물로 그렸다고 합니다. 잠바코의 커다란 두 눈이 애처롭게 상대를 갈구하는 듯도 하고, 차분하게 감정을 정리하는 듯도 하고, 원망과 분노를 담고 있는 듯도 합니다. 입술은 애써 울음을 참는 듯하고요. 그러나 상대를 직시하는 눈빛은 슬픔에만 젖어 있는 연약한 모습으로만 보이지 않네요.
미술인들이 바르토메우 마리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그의 정치 검열 전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국내 미술계도 정치 검열에서 결코 자유로운 곳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자이스트가이스트-시대정신》에서 임옥상 작가의 <하나 됨을 위하여>와 이강우 작가의 <생각의 기록>은 개관 기념식에 박근혜가 참석한다는 이유로 청와대 직원에게 수치스러운 검열을 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