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에는 긍정적 기억보다 부정적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긍정적 감정보다는 부정적 감정이 더 오래가지요. 좋지 않은 감정이나 생각이 떠올랐을 때 거기에 빠져 있기만 한다면, 나쁜 기억은 더 강하게 여러분을 괴롭힐 것입니다. 흔히 '기억 속에 사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은 다소 부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옛날 일만 떠올리며 과거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추억이라는 보호막 아래 숨어 있는 것입니다.
그지없이 엄숙하지만 황홀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화면 전체에 피어올라 숨소리 내는 것마저 조심스럽습니다. 처음에는 황금 빛 세례를 받은 듯 성스러운 몽롱함에 빠졌다가 오래 바라보면 황금의 바다에 익사할 것 같은 당혹감까지 엄습하지요. 시에나화파를 이끌던 두치오(Duccio)의 수제자인 마르티니는 머리카락같이 가는 금실로 수를 놓은 듯 정교하고 우아하게 '수태고지'를 묘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