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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 "청년들 역사교육 잘못 받아 헬조선이라고 한다"

  • 허완
  • 입력 2015.10.26 13:48
  • 수정 2015.10.26 14:16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헬조선'을 언급했다. 역사 교육을 잘못 받은 청년들이 '헬조선' 같은 단어를 입에 올리고 있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이 못난 나라, 문제 많은 나라라는 식의 부정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역사관이 아이들에게 주입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이러한 잘못된 교육을 받아 청년들 입에서 회자되는 말이 '헬조선'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전쟁의 폐허 위에서 잘 먹고 잘 살아야 된다는 선배 세대의 눈물 먹은 피와 땀, 불굴의 의지가 오늘날의 대한민국 성장을 있게 했음을 다 알고 인정할 것"이라며 "이러한 자랑스러운 영광의 역사가 지금의 역사교과서에서 암울하게 평가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이것을 전환시키려는 노력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10월26일)

김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부분을 보면 교과서를 펴는 순간부터 시종일관 암울의 역사, 패배의 역사로 기록하고 있고, 자랑스럽고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온 우리 선배 세대들의 노력이 폄하되고 있다. 역사적 사실과 본질은 왜곡되고 편협한 역사의식을 가르치다보니 우리 청소년들이 ‘우리나라는 참 문제가 많은 나라’, ‘참 못난 나라’, ‘우리나라는 영원히 중진국에 영원히 머무를 수밖에 없다’라는 패배의식을 가지게 된다. 세계의 모든 개도국들이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부러워하는데 정작 나라 안에서는 ‘헬조선’, ‘망할 대한민국’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지금 역사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는 미래세대의 생각의 틀을 상생과 통합을 위한 미래로의 전진이 아니라 미움과 분열을 통한 과거로의 후퇴로 가게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10월26일)

사진은 4·29재보궐선거를 앞둔 지난 3월23일, 서울 관악을 지역을 방문하던 김무성 대표와 시위대의 모습. ⓒ연합뉴스

이어지는 김 대표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좀 길지만 직접 한 번 읽어보자. 집권여당의 대표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취업은 요즘 학부모들과 젊은이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데, 학부모님들은 요즘 웬만한 대기업과 금융회사, 공기업 등은 대부분 기업에 알맞은 인재를 찾고자 역사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음을 알고 계실 것이다. 기업의 역사시험을 보면 역사적 사건의 인물과 평가, 남북분단과 6.25 전쟁의 책임,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역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단순한 역사지식을 넘어 역사관까지 묻는 에세이를 쓰게 할 정도다. 학창시절 좌편향되고 왜곡된 역사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우리 기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균형 잡힌 역사지식과 역사관을 다시 배워서 답안지를 써야 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지식과 사고체계를 배우는 것보다 기존의 잘못된 지식과 사고체계를 고치는 데에 최소 2~3배 이상 힘들기 마련인데 우리의 자녀들이 지금 그런 고통 받고 있고, 그 원인은 국사학계의 좌편향 세력과 교육계의 좌편향 교사들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지금 학부모님들이나 미래 학부모님들의 최대의 관심사가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 일텐데 정말 자녀를 걱정한다면 자녀들이 취직할때에 지식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지 않도록 올바른 역사지식과 역사관으로 쓰여진 올바른 역사 교과서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셔야 한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함으로 지원자들에게 미래지향적이고 개방적이며, 국제적인 시각과 사고체계를 요구하는데 정작 우리나라의 역사 교육의 현장에서는 과거 회귀적이고 폐쇄적이며 국수주의적인 시각과 사고체계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젊은이들은 취업과정에서 고통을 받고 취업이후에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을 정경유착, 독점, 노동자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젊은이들과 기업 모두 경쟁력을 잃어가는 불행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 10월26일)

참고로 신동아는 최근 '헬조선 신드롬'의 단면을 분석한 특집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전한 바 있다.

(...) 요즘 2030세대라면 어떨까. “‘나는 한국이 싫다’는 말에 얼마나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51%)는 응답과 동의하지 않는다(49%)는 응답은 절반씩 비슷하게 나왔다. 둘 중 한 명은 한국이 싫은 것이다.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공평하지 않고(24.4%), 빈부격차가 심하고(15.7%), 경쟁이 심하기(9.3%) 때문보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기(50.6%) 때문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2030세대는 오늘날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소득격차(45.3%)와 일자리(30.9%)를 꼽았다. 하지만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30대의 생각이 확연하게 갈렸다. 30대는 과반수가 소득격차(51.4%)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지만, 20대는 소득격차(39.3%)만큼이나 일자리(38.3%) 문제를 심각하게 여겼다.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정치권에서 가장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 정치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10명 중 9명 가까이(86.5%)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정치에 대해서는 유독 약했다. (신동아 제674호, 2015년 11월)

마찬가지로 '헬조선'의 자화상을 조명했던 경향신문의 기획기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왕조 같은 권위를 지닌 자가 군림하고, 개인은 노예로 사는 삶을 택하는 ‘시대정신’을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지방사립대 휴학생 김현곤씨(19)는 지난 5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풍자한 인터넷 게시글에서 한 단어를 보고 통쾌해 했다. ‘헬조선’. 그는 “내가 ‘흙수저’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변을 보면 ‘망할 놈의 세상’이라는 말 정도론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흙수저’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자조적 표현이다. 김씨 아버지는 경북 봉화에서 농사일로 한 달에 120만원 정도 번다. 김씨는 “평소 ‘힘든 사람들을 방치하는 나라는 이미 망한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헬조선은) 그런 우리나라의 모습을 정확하게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9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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