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운데 소방관의 자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19년 차 소방관인 김주형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은 1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희 직원분(소방관) 자녀분도 사실은 현장에서 참사에 운명을 하셔서 직원들이 다들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입건 소식에 "직원들이 더 우울감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관 자녀의 장례식장을 다녀온 김 본부장은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명색이 내가 사람 살리는 소방관인데 내 자식 하나 못 살렸다, 내가 이 직업을 계속하는 게 맞냐'고 자책도 했다"고 전하며 "그래서 참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고 말했다.
19년 차 베테랑 소방관인 김 본부장은 "이렇게 대형 참사를 사실 경험해 보지 못했다"며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도 30년 이상 생활을 하더라도 이런 것들은 한두 번"이라고 말했다.
"소방관 사기 바닦에 떨어질 수밖에"
특수본은 소방 1단계에서 2단계까지 30분 걸린 것을 두고 문제 삼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현장 확인을 하기 위해 확인하기 위해서는 뒤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인파가 너무 많다 보니까 시간이 좀 많이 지체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소방이 지자체에서 하는 대책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 본부장은 "통상적으로 초대하셔서 같이 대책을 수립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올해는 그것도 없었다고 저는 들었다"며 "(용산소방서장이) 내가 직접 한번 나가서 현장을 보겠다고 하셔서 직원 격려도 할 겸 해서 저녁에 7시부터 이태원 센터에 대기하셨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용산소방서장이) 출동 차량보다 먼저 도착했다"며 "(다른) 기관장들 아무도 안 계셨지 않느냐"고 꼬집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재난을 총괄하는 분들이, 책임지실 만한 분들이 아무도 없었는데 오로지 소방서장님 한 분이 고군분투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11월 9일이 소방의 날이었다. 전날 저도 11월 8일에 용산에 방문했는데 그때 국수본(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2차 압수수색을 하고 있었다"며 "저희 사기는 바닥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